국내외 관광객 급증…핵심사업지 된 공항
입점업체 수 늘리고, 서비스 차별화 경쟁
국제정세·환율·임대료 등 불안요소도 많아
“과거 면세점 사례 교훈 삼아야” 지적도
인천국제공항이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의 전략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높은 여행 수요를 공략해 지속가능한 수입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높은 임차료, 글로벌 불확실성 등 불안 요소들도 많다. CNB뉴스가 공항 컨세션 사업의 현주소를 들여다봤다. (CNB뉴스=이주형 기자)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을 방문한 관광객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K-콘텐츠 흥행, 중국 무비자 입국, 장기간 황금연휴 등이 맞물리면서 국제선과 국내선을 이용한 고객이 7407만명에 달했다. 전년(2024년)보다 291만명 늘었으며, 역대 최대였던 2019년(7116만명)보다 약 4.1% 높은 수치다.
엔데믹 전환 이후 공항 이용객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컨세션(Concession)’ 사업에 대한 식품업계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컨세션은 정부·공공기관이 민간기업에게 시설의 운영 권한을 부여하는 계약 방식인데, 공항은 높은 유동 인구를 바탕으로 장기간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고 있다.
우선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기업은 ‘아워홈’이다.
아워홈은 2023년 말 인천공항공사로부터 FB3 구역 운영사업권을 확보한 이후 신규 출점과 점포 리뉴얼을 병행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만 푸드엠파이어·테이스티 그라운드·한식소담길 등 다수의 브랜드를 선보이며 입지를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 제1·2터미널(T1·T2) 내에 30여 개의 식음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 실적이 외식사업 매출의 절반 수준에 달할 만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CNB뉴스에 “공항 컨세션을 외식사업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고객에게 한식의 경쟁력을 알리는 창구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PC그룹 역시 인천공항 전 구역에 34개의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며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도 글로벌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하기 위해 배스킨라빈스와 던킨의 콤보 매장 ‘인천공항 스카이점’의 문을 열었다.
매장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3층 면세구역에 약 96평 규모로 조성됐으며, 빠른 이동과 체류가 동시에 이뤄지는 공항 특성을 고려해 즉석 음용 음료(Ready to Drink) 제품과 디저트를 전면에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SPC는 2023년 체결한 식음복합시설 운영사업 계약을 바탕으로 2033년까지 컨세션 사업을 지속 확장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롯데GRS는 제1·2 여객터미널 구역에 총 49개 매장을 운영하며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지난달 15일에는 기업의 AI미션을 담은 ‘스마트 카페’를 선보이며 방문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엔제리너스와 젤씨네가 결합한 해당 카페에는 전문가의 드립 모션을 재현한 ‘바리스 드립’이 배치돼 있으며, 로봇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를 제조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CNB뉴스에 “인천공항 컨세션의 25년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 이상 증가했다”며 “이번 달에도 푸드코트 매장을 추가해 입지를 견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 식품업계는 공항 컨세션 분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입점 업체 수를 늘려 점유율을 높이는가 하면, 로봇 바리스타와 같은 차별화된 콘셉트의 매장을 선보이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변수…높은 임차료도 부담
다만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많다. 국제 정세·환율 변동·감염병 확산 등 외부 변수에 따라 항공 수요가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항공편과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컨세션 매출이 80~90% 이상 감소한 바 있다. 하늘길이 막힌 상황에서 고정비 지출이 계속되며,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것.
여기에 치열한 입점 경쟁 속에 형성된 높은 임차료 역시 안정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실제 지난해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높은 공항 임대료로 적자를 지속하다 중도에 사업을 포기하고 위약금까지 부담한 바 있으며, 면세업계 1위 롯데면세점도 크게 고전한 바 있다. 식품업계는 면세점에 비해 각종 규제가 덜하긴 하지만 앞선 이들의 사례는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CNB뉴스에 “국제 이슈 등 예측할 수 없는 문제들이 발생할 경우 정부 정책에 따라야 하므로 기업 역시 리스크를 안을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운영되는 사업인 만큼 투자 가치도 확실하다”고 말했다.
(CNB뉴스=이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