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이른바 ‘당원 게시판 사태’(당게)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의결한 ‘제명’ 결정을 확정함으로써 징계 파동에서 촉발된 당 내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장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는 “당내 갈등을 바라보는 여론의 비판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한 전 대표를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봉합’을 주장해왔던 일부 중진들은 당 지도부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으며, 특히 친한(친한동훈)계는 정치적 구심점을 내쫓은 이번 조치에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하는 등 사살상 국민의힘이 ‘내전’ 상태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당 윤리위가 의결한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처분을 장 대표가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단식을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 지 이틀만인 29일 최고위원회를 주재해 한 전 대표의 ‘제명’을 확정함으로써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22일 입당한 지 769일 만에 당적을 상실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한 전 대표에 대한 당원 징계안이 윤리위 의결대로 최고위에서 확정됐다”며 “당 대표·원내대표·정책위의장까지 총 9인의 최고위원이 표결에 참여했다”면서 “표결 내용이나 찬반 부분은 비공개지만 한 전 대표에게 의결에 대한 통보 절차가 있을 것이며, 제명 시효는 의결 직후 바로”라고 전했다.
CNB뉴스 취재에 따르면 20분가량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에는 의결권이 있는 최고위원 9명만 남은 채 모두 퇴장한 뒤 안건이 거수 표결에 부쳐졌으나 ‘친한계’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 제명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이자 당내 갈등에 정점을 찍는 장면”이라고 비판하면서 ‘반대’ 의사를 표시한 뒤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하지만 나머지 8명의 최고위원들은 거수로 ‘찬성’ 의사를 밝혀 ‘찬성 8명, 반대 1명’으로 제명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향자 최고위원은 “오늘 선택은 어떤 의견도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기권은 거수 표시가 없어 나는 ‘찬성’이 아닌 ‘기권’”이라고 밝혔다.
앞서 당 윤리위는 지난 13일 오후 회의를 열어 한 전 대표를 전격 ‘제명’한 뒤 다음날 새벽에 이 같은 사실을 언론에 공지한 데 이어 곧바로 최고위를 열어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일부 의원들이 우려를 표시하자 장 대표가 ‘재심 신청’ 기간인 열흘간 안건 상정을 보류한 뒤 단식에 돌입하면서 ‘제명’ 확정이 보름간 미뤄져 이날 확정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향후 5년간 최고위 의결 없이는 재입당이 불가능해 오는 6월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는 물론, 차기 총선과 대선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할 수 없게 돼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의 국회의원 보궐선거 무소속 출마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저를 제명할 수는 있어도 국민을 위한 좋은 정치의 열망을 꺾을 수는 없다”고 반발하면서 “우리가 이 당과 보수의 주인이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 저는 반드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자신의 제명으로 당을 떠나려는 지지자들에게 ‘당에 남아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으며, 특히 한 전 대표는 제명 결정에 대해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다음 주 중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친한계 한 의원은 30일 오전 CNB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은데다 받아들인다 해도 실익이 없다”며 “설사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져 당적을 회복하더라도 오히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선택지가 좁아지기에 만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한 한 전 대표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으나 이것 또한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신당 창당 가능성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당을 준비하기까지 시일이 빠듯한데다 탈당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많은 친한계 의원들이 한 전 대표를 따라 탈당하기가 어려워 가능성이 그리 높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 전 대표의 지지자들은 오는 31일 국회 인근에서 제명 징계를 확정지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판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한 전 대표도 다음 달 8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2만명을 목표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는 등 당분간 지지층 결집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친한계 의원 16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결정은 심각한 해당 행위로, 우리 의원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개인적 이익을 위해 당을 반헌법적·비민주적으로 몰아간 장동혁 지도부는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리고 3선의 송석준 의원은 별도 성명에서 “당을 쪼개는 이런 무모한 결정을 감행한 지도부는 향후 발생할 모든 상황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차라리 수사 의뢰를 해 진상 규명을 해야지 왜 제명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장 대표가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 국민께 사랑받고자 하는 정당이라면 결코 있을 수 없는 결정으로, 결국 당 대표 개인과 홍위병 세력을 위한 사당화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장 대표는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CNB뉴스=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