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없이 양산 문재인 집을 찾은 광주 시민들이 남긴 포스트잇 메시지들. "문 대표님, 중산층이 살아 있는 민주주의 함께 만들어 갑시다" 등의 문구가 보인다. (사진 제공=광주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달 29일 경남 양산 자택을 찾은 40여 명의 광주 시민들과 인근의 국내 최대 사찰인 통도사에서 ‘즉석 간담회’를 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문 전 대표의 한 측근이 2일 전하는 말에 따르면 이 간담회는 사전 약속 없이 이들 시민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를 맞아 봉하마을에 참배하러 가는 길에 문 전 대표의 양산 자택에 들르면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시민들은 문 전 대표의 집의 초인종을 눌렀으나 인기척이 없자 집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한 뒤 메모지에 문 전 대표 응원 글과 함께 대표자의 전화번호를 적어 대문에 붙인 뒤 다음 행선지인 통도사로 이동했다.
마침 성당에서 돌아온 문 전 대표가 “광주에서 왔다”는 메모지에 적어놓은 연락처로 전화를 한 뒤 손수 40분 거리를 직접 운전해 통도사로 가서 이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 7주기를 잊지 않고 찾아준 데 감사 마음을 표현하는 등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광주 시민들이 ‘20대 총선에 불출마한 이유가 뭐냐’고 묻자 “2017년 정권교체 하는 일에만 전념하고 그것으로 제 정치를 마치겠다. 또 여의도 정치에서 완전히 벗어나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문 전 대표는 “궁극적 목표는 결국 내년도 정권교체에 제가 역할을 하든, 제가 보탬이 되든 기필코 정권교체를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하면서 4·13 총선 결과에 대해 “호남의 참패는 저에게 뼈아프지만 호남 밖에서는 우리의 정권교체 역량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 역량을 키워 가면 호남에서도 인정해주고 지지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표가 양산 자택에 사전 약속 없이 찾아온 대규모 일행을 만난 것은 더민주가 지난 총선에서 호남 지역에서 처음으로 참패한 후 호남 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일행을 인솔했다는 한 시민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말 (문재인 전 대표를) 만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고 봉하마을 가는 길에 응원 메시지라도 남기자고 갔다”면서 “(그러나) 보좌관도 없이 40분 동안 직접 운전해서 오셨다는 데서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남겨진 포스트잇을 보고 바로 자신의 차를 몰고 양산 통도사로 달려온 문재인 전 대표가 광주 시민들과 노상에서 '번개 만남'을 갖고 있다.(사진 제공 = 광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