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으로 창당이래 최고의 위기를 맞은 국민의당이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 사퇴로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됐다. 29일 오전 최고위를 마친 두 대표는 이번 사태를 책임지고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최고위에 굳은 표정으로 입장하는 안 상임공동대표와 천 공동대표.(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은 2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최고위원들이 전날부터 대표직 사퇴 방침을 굳힌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에게 사퇴를 철회할 것을 촉구했으나 안 대표가 끝까지 사퇴 의사를 철회하지 않음에 따라 안철수-천정배 대표가 동반사퇴하기로 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후 직접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한다고 생각해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며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다. 막스 베버가 책임 윤리를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며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매번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온 것도 그 때문“이라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저와 국민의당은 앞으로 더 열심히 주어진 길을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천정배 공동대표도 “저희 두 사람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대표직을 사퇴한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당과 정권교체를 위해서 헌신하겠다. 그동안 성원해주신 국민여러분과 당원동지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천 대표는 향후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서는 “사퇴한 대표들이 나서서 이런 저런 것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당의 후속조치들은 당내 공론이 이뤄지면서 잘되리라 본다”고 말을 아꼈으나 당내에서는 일단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뒤, 전당대회를 소집해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에 박지원 원내대표는 “안 대표가 오늘 아침 천정배 대표를 만나서 함께 사퇴하겠다. 더 이상 기다려서는 안된다고 해서 최고위원들이 모여 읍소하듯 설득했지만 공동대표들의 결단을 꺾을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의 전격 사퇴는 당이 리베이트 의혹 파동으로 한 달 가까이 흔들렸으며, 더구나 자신의 최측근 인사가 연루된 데다 사태 수습 과정에서 통제력에 문제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일단 2선으로 물러나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반전카드를 꺼낸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