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7.24 13:19:56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5일부터 닷새간 실시될 예정인 여름휴가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겨냥한 언론의 각종 의혹 보도를 비롯해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논란, 그리고 개각설 등 시끄러운 정국 현안들에 대해 어떤 해법을 들고 올 지 주목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5일부터 닷새간 실시될 예정인 여름휴가를 통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을 겨냥한 언론의 각종 의혹 보도를 비롯해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논란, 그리고 개각설 등 시끄러운 정국 현안들에 대해 어떤 해법을 들고 올 지 주목되고 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22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휴가는 관례대로 7월 말인 다음 주에 간다”며 오는 25∼29일이 휴가 기간이라고 밝히면서 "대통령께서 관저에서 밀린 서류를 보고 휴식을 취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해 박 대통령이 휴가 동안 차분히 정국 구상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 안보 위기와 긴박한 정국 상황을 고려해 ‘경내 휴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져 3년 연속 ‘관저 휴식’으로 정리됐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여름휴가 직후에 청와대 참모진 또는 내각 진용을 교체해 ‘휴가복귀 후 인사’의 법칙이라는 말까지 나온 만큼 이번 휴가에서도 가장 비중 있게 검토할 사안으로는 개각 문제가 꼽히면서 인사개편을 단행할지, 그 폭은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모아 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번에는 임기 말 국정동력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4∼6개 부처를 대상으로 중폭 개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돼온 데다 최근 정부 공직기강 문제가 잇따라 불거져 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 상태였다.
그러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을 책임지는 우 수석이 처가 부동산 매매와 관련된 의혹 등에 휩싸이면서 개각 작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실제로 관가에서는 당장 급하게 처리해야 할 고위공직자 인사도 우 수석 문제로 늦어질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한 고속된 진경준 검사장의 검사장 승진 때 넥슨 주식 문제를 밝혀내지 못했다는 ‘검증 실패론’이 정치권에 제기되고 있어 개각 등 앞으로의 인사 때는 검증에 더욱 신중을 기하느라 예상보다 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가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개각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결정적 문제가 불거질 경우 검증을 맡은 우 수석 개인은 물론 박 대통령으로서도 국정운영에 큰 부담을 안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3년 7월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저도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모습.(사진=박대통령 페이스북 캡쳐)
따라서 박 대통령은 8월 중 임기가 만료되는 강신명 경찰청장 등 시급하거나 꼭 필요한 자리에 대해서만 소폭으로 인사를 내고, 나머지 부처들은 이번 사태가 진정된 이후 천천히 개편하는 방안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개각을 하면 흠집내기와 의혹 제기로 도배될 수 있다”며 “당장 하기는 쉽지 않고, 이런 국면이 좀 정리됐다 싶을 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사드 논란에 대해서는 지난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한 자리에서 “여러분도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는 비난을 피해가지 말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어 현 기조를 지켜 상황을 정면돌파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사드 배치 결정을 둘러싼 정쟁에 흔들리지 말고 뚝심 있게 논란을 해결할 것을 당부한 동시에 갖가지 의혹 제기에 시달리는 우 수석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우 수석의 경우 ‘처가 부동산 매매는 넥슨 측에서 혜택을 준 거래가 아니냐’, ‘진경준 검사장이 넥슨에 다리를 놔준 게 아니냐’는 등의 핵심 의혹을 뒷받침할 결정적인 근거가 아직 없다는 점에서 사퇴불가 입장이 정리된 것으로 보이지만 결정적 의혹이 추가로 터져 나오거나 정치권에서 내놓는 ‘사퇴론’에 여론이 쏠릴 경우 입장이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박 대통령이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거제 해금강과 울산의 십리대숲을 휴가지로 추천하는 등 경제살리기를 위한 국내 여름휴가를 적극 권장함에 따라 박 대통령의 지방휴가지에 관심을 끌었지만 3년 연속 관저 휴식으로 정리됐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였던 2013년에는 옛 대통령 여름 별장이 있던 곳으로, 박 대통령은 영애 시절 이곳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롯해 가족들과 여름휴가를 보낸 적이 있던 경남 거제에 위치한 저도에서 1박 2일간 머물렀으며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지난해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노동개혁 등 국정과제 챙기기 차원에서 관저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바 있다.
한편, 청와대 수석비서관 일부는 박 대통령 여름휴가에 맞춰 휴가를 떠나지만 업무 문제나 임명 시기를 고려해 기간을 2~3일로 조정하거나 쉬지 않기로 한 참모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