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8.05 12:30:32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전남 강진에서 칩거 중인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6일 전남 목포에서 열리는 故김대중 전 대통령 7주기를 추모하는 2016김대중평화캠프 행사에 나란히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만남이 이뤄질지 여부에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이번 행사에서 집행위원장을 맡은 국민의당 최경환 의원은 5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더민주에서 문 전 대표를 비롯한 6~7명이 오신다고 하며, 손 전 상임고문도 참석한다고 한다. 목포는 박 비대위원장의 지역구인 만큼 민어를 대접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다른 일정 탓에 불참하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대표의 경우 영상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문 전 대표와 손 전 고문이 이날 행사장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대선을 앞두고 더민주 대권주자로 꼽히는 두 인물의 만남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릴 전망이며, 특히 정계복귀를 고심 중인 손 전 고문의 행보와 발언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손 전 고문의 경우 최근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며 사실상 정계복귀를 선언한 상황이어서, 이날 행사에서는 손 전 고문을 향한 두 야당 인사들의 구애경쟁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손 전 고문이 일정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해왔다. 정계복귀 소식은 굉장히 반길만한 일”이라며 “제 느낌으로는 손 전 상임고문이 더민주를 탈당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손 전 고문은 더민주보다 훨씬 더 열린 정당인 국민의당으로 와서 (대권주자들과) 다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수하기도 했으나 야권에서는 손 전 상임고문이 기존 두 야당에 합류하기보다는 별도의 국민운동체를 만들어 당분간 독자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이날 행사 참석도 자신이 구상하는 운동체에 대한 호남의 지지를 얻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한편 지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후 2개월여 만에 호남지역을 방문한 문 전 대표로서는 호남의 지지를 회복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수밖에 없다.
호남은 야권의 전통적 지역기반이면서도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문 전 대표에 대해서는 화끈한 지지를 보내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호남 끌어안기’는 문 전 대표가 구상하는 대선전략의 중심적 키워드라고 할 수 있다.
문 전 대표는 이튿날인 7일에는 광양으로 이동해 독립운동가인 매천 황현 선생의 생가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민주 김경수 의원은 “평소 역사에 관심이 많은 문 전 대표가 지역을 방문하면서 주변의 유적지도 함께 돌아보고 싶다고 했다”며 “이에 따라 구한말 외세에 맞선 대표적 유학자이자 애국지사인 매천 선생의 생가를 방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당 안팎에서는 히말라야 트레킹 이후 비공개 일정만 소화하며 조용한 행보를 이어오던 문 전 대표가 첫 공개행사로 호남을 찾고, 특히 호남의 정치적 뿌리인 김 전 대통령과 관련된 행사에 참석하기로 한 점에 주목한다.
대권 도전을 위해서는 지난 총선에서 더민주에 등을 돌린 호남의 지지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는 인식 속에서 호남 민심을 향해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밖에도 문 전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 마포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정부·참여정부 시기 청와대 출신 인사들과 만찬을 하는 등 점점 보폭을 넓히고 있어 주변에서는 "조만간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으며, 문 전 대표 주변 인사들도 취재진과의 스킨십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