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8.10 15:19:01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민심청취 배낭여행에 다시 나선 10일 오전 전남 영암군 대불산단에서 입주업체 대표들과 면담하고 있다.(광주=연합뉴스)
오직 박근혜 대통령만 절대 신봉한다는 이 신인대표의 평소 꿈은 “박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이었으니 그런 그가 새누리당 새로운 대표가 됐다는 점은 새누리당이 임기말 박 대통령의 신변을 철저히 보호할 '경호정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신임대표와 별로 관계가 매끄럽지 않은 친박 주류들에게는 ‘이정현 대표체제 출범’가 떨떠름한 일이지만 전당대회 과정에 노골적으로 박 대통령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고 ‘오더’를 내려 비박 후보단일화를 이끌어낸 김무성 전 대표에게는 ‘대권 시나리오’ 전체가 뒤틀리는 충격적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나머지 비박 잠룡들도 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당권을 완전 장악하는 데 성공한 이 신임대표 등은 벌써부터 '차기 대선후보 외부 영입' 방침을 밝히는 등, 독주태세를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9일 밤 KBS <뉴스9>와의 인터뷰에서 정권 재창출 가능성에 대해 “지금 가능성은 제로(0)”라면서 “새누리당은 국민으로 부터 마음들이 많이 떠나있고 지금 현재 선거를 치른다고 한다면 새누리당은 정권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대표는 차기 대선후보와 관련해서는 “우선 집안부터 고쳐놓고 그렇게 나서 기존 있는 후보, 누구를 막론하고 전부 다, 그리고 밖, 외부에서 또 많은 숫자를 영입을 하겠다”며 대대적 외부인사 영입 방침을 분명히 했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영입과 관련해서도 “당연히 제가 아까 말씀드린 외부영입인사 중에 한분”이라며 영입 방침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새누리당 등에 따르면 이번 전당대회 결과 여권 주자들 가운데 가장 수혜를 볼 인사로는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 내년부터는 자유로운 대권 행보가 가능한 반 총장이 꼽히고 있다. 더구나 마땅한 거물급 대권 주자가 없던 친박 진영은 일찌감치 반 총장의 차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 총장은 지난 5월말 방한 때 대구·경북(TK) 지역과 자신의 출신 지역인 충청의 '정치 맹주'인 김종필 전 총리를 방문, ‘TK와 충청’을 결합시키는 대권 전략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이와 관련 친박핵심 홍문종 의원은 10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반기문 영입론에 대해 “저는 반기문 총장이 저희 당에 오시는 것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이라면서 “반기문 총장이 대선 후보가 되든, 안 되든 저희 당과 앞으로의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영입에 적극 찬성했다.
최고위원에 선출된 충청권 출신인 친박 이장우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반기문 영입론에 대해서도 “충청도가 아직 대통령 한 번도 배출을 못했다. 그래서 충청인들이 이제 충청에서도 대통령을 배출해야 될 때가 됐다, 그런 열망이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충청도 출신이 정말 국가 운영과 관련해서 거대한 비전을 보여주신다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는 일이고, 그런 분 중에 한 분이 반기문 총장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 정치 경험이 부족한 반 총장 카드에 이상이 생길 경우 공천개입 논란 등으로 현실정치에서 다소 떨어져 잠행을 이어가고 있는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이 대선주자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당 주도권을 빼앗긴 비박계로서는 원내대표 사퇴, 공천 파동 등을 거치면서 친박계와 날카로운 각을 세으면서 대선주자로서의 인지도도 어느 정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새로운 대안으로 검토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또한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원외 비박계 주자들의 운신의 폭도 다소간 좁아졌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지만 비박계 중에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봤던 김무성 전 대표의 위상이 하락한 만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