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8.17 11:57:31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17일 오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당의 최고 가치는 집권이다. 서구의 사회주의정당들도 이데올로기에 잡혀 있다가 대중정당으로 변모했기 때문에 집권이 가능했다”며 “시대가 예전처럼 이념에 사로잡혀 있을 때에는 정체성이라는 말이 맞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영원히 집권을 못한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이어 김 대표는 “이것도 정체성이라고 하고 저것도 정체성이라고 하는데, 웬 놈의 정체성이 그렇게 많으냐”며 최근 ‘노동자’ 표현 삭제를 둘러싼 당 강령 개정 파문과 관련, “‘노동자’라는 단어 하나 빠진 것 갖고 난리치는 정당으로는 안된다”고 일갈했다.
그리고 김 대표는 “더민주가 ‘노동자를 앞세운다’고 말하지만 노동자를 위해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가”며 “형식적인 이름만을 걸고서 우리가 누굴 위한다고 하는 건 정치하는 사람들이 할 소리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나더러 너무 ‘우클릭’을 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뭐가 우클릭이고 뭐가 좌클릭인지 나는 이해를 못한다”며 “정당은 표를 얻지 못하면 집권을 못한다. 현상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권자가 갈망하는 게 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으로, '저 사람들이 집권하면 변할 것'이라는 신호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우리가 계급정당도 아니고, 자꾸 정체성만 운운하면 국민이 짜증내고 외면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지지층 사이에 떠있는 부분을 어떻게 흡수할지가 제일 중요하다. 무슨 계급정당 같은 얘기를 해도 안된다. 대중이 그대로 흡수할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며 “구호성 얘기를 아무리 해봤자 한 표도 못얻는다. 구호만 외치고 행동하지 않으면 국민이 외면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임기가 끝나는 이달 27일은 당 대표를 맡은 지 정확히 7개월째다. 그동안 당이 총선에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해 집권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열었다”며 “대표직에서 물러나도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간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 당과 나라를 위해 내 목소리를 충분히 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자신을 향해 비판적 태도를 보이는 당내 일각을 향해서는 “자신들이 급할 때에는 이런저런 소리를 다 하더니 이제 당이 살아날 만하니 딴 소리를 한다”, “호남은 내가 당 대표로 왔을 때부터 잃어버린 땅이었는데, 호남의 총선 패배 원인을 당 대표에게 돌리려 한다”는 등 언성을 높이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대표는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면 방법이 없다. 설마 당이 완전히 옛날로 돌아가겠느냐. 지금까지 해온 것이 아깝다. 목소리를 충분히 내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플랫폼론’을 언급하며 적합한 대선주자를 지지하겠다고 하면서도, 직접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해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