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8.30 13:38:36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새 수장이 된 추미애 대표가 첫 민생탐방 일환으로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해 “땀 흘리는 민생이 보람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우리 정치의 목표이고 중대한 책무”라고 말하며 성주참외를 살펴보며 활짝 웃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추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대표로서 첫 공식일정에 들어간 전날 전직 대통령 묘역과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을 찾아 통합과 선명성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 데 이은 것으로 정쟁에 찌든 여의도에서 벗어나 서민의 삶을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는 의지의 탈이념 행보로서 추 대표의 취임 일성인 ‘통합과 민생’을 조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특히 추 대표가 이념적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민생에 집중하는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은 그가 김종인 체제에서 ‘좌클릭’할 것이라는 일부의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으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수권정당을 목표로 하는 제1야당으로서 이념이 아닌 민생 정당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을 각인할 필요성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추 대표가 이날 가락시장의 한 과일가게에 들러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계획) 갈등의 중심지인 ‘성주참외’를 들고 사진촬영을 한 뒤 “냄새 한번 맡아보라”는 신창현 대표비서실장의 제안에 “참외는 죄가 없다”고 언급한 것이 이를 단적으로 상징한다.
추 대표는 사드 갈등의 중심지인 성주에 사드 기지가 배치되면 그로 인한 전자파가 농작물에까지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발언으로 정치 문제로 비화한 사드문제와 분리해 민생을 챙겨야 한다는 언급으로 해석됐다.
실제로 사드 갈등이 이어지자 한 농민은 참외밭을 갈아엎었고, 새누리당 한 의원은 안정성 증명을 위해 사드 레이더 앞에서 성주참외를 먹겠다고까지 한 바 있다. 추 대표는 사드 관련 질문에 “민생은 민생, 사드는 사드”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대표가 30일 오전 민생탐방을 위해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과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리고 추 대표는 “이곳 민생현장에서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짐하면서, 서로 보듬는 의미에서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시장을 많이 애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당 지도부들과 함께 시장 내 한 식당에서 7천원짜리 설렁탕으로 아침 식사를 했다.
이어 당 대표로서 처음 참석한 더민주 원내대책회의에서 추 대표는 “당의 주인은 여러분 자신이며 저는 그 힘을 잘 엮고 힘을 배가시키는 당 대표가 되겠다. 뛰고 또 뛰겠다”며 “각자 맡은 일을 해주시며 서로 소통하면 당 대표와 지도부는 한마음으로 국민 여론을 수렴해 정책으로 다듬고 책임지겠다”고 다짐했다.
추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비록 사드 배치 반대가 자신의 소신임에는 변함없지만, 의원들의 총의가 모인다면 그에 따르겠다는 전날 발언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며, 특히 대선을 앞둔 국면에서 당을 독단적으로 운영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