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09.21 10:49:06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20일 오후 강진아트홀에서 2년간에 걸친 강진 생활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가진 고별 강연을 통해 “머지않은 시기에 여러분의 곁을 떠날 것”이라고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펼칠 것임을 공식화 해 정치권의 관심을 끌었다. (강진=연합뉴스)
손 전 고문은 이날 ‘다산 정약용의 사상’이라는 주제로 가진 강연에서 “제가 무엇이 되는지 보지 마시고, 제가 무엇을 하는지 지켜봐 달라”며 “다산의 개혁사상으로 나라를 구하는 데 나를 던지겠다”며 거듭 정계복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손 전 고문은 “저는 정의로운 사회,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 저녁이 있는 삶을 드리겠다는 꿈을 가지고 정치를 시작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강진에서 2년을 넘겼다”며 “많이 반성했다. 온갖 특권을 누리는 소수 기득권 세력, 총체적 무능에 빠진 정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 전 고문은 “다산을 다시 일으켜 찬란한 개혁사상을 일으킨 강진이 부족한 저에게도 대한민국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을 부추겨줬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할 것을 독려해주셨다”며 “다산은 ‘이 나라는 털끝 하나 병들지 않은 곳이 없다.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는 망하고 말 것’이라고 썼다. 저 손학규는 다신의 절박함을 받들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손 전 고문은 현 상황에 대해서는 “나라가 정말 어렵다. 민생이 불안하고 민주주의는 위태롭다. 중산층이 무너지고 공동체의 믿음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 신뢰와 희망이 사라진 곳에 절망과 분노의 언어가 넘쳐나고 젊은이조차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며 “설상가상으로 북핵의 거듭된 실험으로 남한의 사드 배치를 결정하며 남북 긴장이 고조되고 나라와 민족의 운명이 한 순간 결정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다”며 국내외 위기 상황을 열거했다.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가운데)이 20일 오후 전남 강진군 강진아트홀에 들어서며 지지자와 악수하고 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손학규가 바라본 강진 희망'이라는 주제로 다산강좌 강연을 진행했다.(강진=연합뉴스)
그는 "역사의 전진을 가로막는 어둠을 걷어내고 새로운 권력과 정치질서를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시대의 절박한 과제"라며 "지금은 국민이 나서야 할 때다. 우리는 민주주의와 인권도 싸워서 쟁취했다. 국민이 최종적 감시자, 심판자가 되어 잘못된 역사와 정치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전 고문은 강연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강연이 대권 도전을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웃으며 즉답을 피했으며, 강진 칩거 생활을 정리시기에 대해서도 “아직 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더민주 당적 유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도 말을 아꼈다.
손 전 고문은 지난 2일 광주에서 “나라를 구하는데 죽음을 각오로 저를 던지겠다”며 사실상 정계복귀를 선언한 바 있어 늦어도 10월 중순경에는 공식적으로 정치재개 선언을 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러브콜’에도 제3지대에서 활동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