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10.02 16:15:50
▲박근혜 대통령(왼쪽)이 1일 계룡대에서 열린 제 68주년 국군의 날 행사 경축연에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함께 축하떡을 자르며 대화하고 있다.(계룡=연합뉴스)
특히 게다가 집권 여당을 이끄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단식 일주일을 넘어서면서 건강 문제까지 제기돼 청와대 김재원 정무수석은 지난 28일에 이어 이틀 만인 지난달 30일에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을 재방문해 이 대표를 만나 단식 중단을 강력 요청하는 박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잇따라 통화 또는 면담하는 등 해결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청와대가 직접 해법을 제시할 수는 없고 노력을 하는 것”이라면서 “정무수석이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걱정하는 것 외에 더 이상 노력을 할 게 뭐가 있을까 고민스럽다”고 말해 기본적으로 국회 안에서 풀어야 할 문제들이라 청와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사실이 고민의 지점이라는 것이다.
▲2일 오후 국회에서 단식 일주일을 맞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를 방문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강하게 얘기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농림축산식품부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본회의 통과와 그 과정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을 이유로 단식에 들어간 이정현 대표는 거동과 대화가 불편할 정도로 활력이 떨어진 상태다. (새누리당 제공=연합뉴스)
박 대통령이 전날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국회 파행의 두 축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 정 원내대표에게 “많이 힘드시겠다”고 했고, 정 의장에게는 “국회가 잘 좀 해 달라”라는 말을 건네는 등 현 사태를 시사하는 듯 한 짤막한 인사말만 각각 나눈 것으로 전해져 구체적인 당부를 전달하지 않은 것도 이런 판단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만 청와대는 사태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번 연휴 중 해결을 목표로 물밑 의견수렴을 해나간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실제로 김 수석이 더민주 우 원내대표와 금명간 만나 해법을 논의하고, 필요하면 정 의장과도 전화통화 등의 방법으로 의견을 듣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양쪽이 워낙 팽팽하니까 청와대가 중재자 역할을 맡아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서 풀어야 한다는 방침”이라면서 “문제는 정 의장이 뭐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이번 사태의 직접적 원인이 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비상시국에 굳이 해임건의의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농림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정면돌파의 뜻을 밝히면서도 국회 비판을 자제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전날 열린 제68주년 국군의날 기념식 기념사에서도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도 “이념과 정파의 차이를 넘어 우리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을 지키는 길에 하나가 돼 달라”는 당부만 내놓고 비판은 자제해 야당을 자극하는 일을 피함으로써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꼬를 터보려는 의도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