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10.18 12:08:26
▲더불어민주당은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18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최순실 씨는 권력 뒤에 숨어 변명만 늘어놓지 말고, 당당하게 나서서 해명해야 한다. 모든 의혹에 대해 답하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책임을 지는 것이 대통령과 나라를 위한 일”이라며 “‘나라를 위해’ 그 정도 용기를 못 낸단 말인가”라고 비꼬았다.(자료사진=연합뉴스)
이어 기 원내대변인은 최순실씨가 ‘내가 잘못한 것이 뭐가 있냐. 나라 위해서 열심히 뜻 모은 것 아니냐’고 강변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대기업을 줄 세워 수십억씩 갹출한 것도 ‘나라를 위해 한 일’이고, 대기업 돈 수십억을 들여 고액 승마과외를 시킨 것도 ‘나라를 위해 한 일’이 돼버렸다”고 질타했다.
이어 기 원내대변인은 “특혜 입학과 말도 안 되는 레포트로 130년 전통 사학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리고, 이 땅의 흙수저를 분노케 한 것도 ‘나라를 위해 한 일’이 돼버렸다. 회사 돈을 자기 돈처럼 가져다 쓴 것, 수많은 탈세와 불법 의혹도 ‘나라를 위해 한 일’이라니 뭐라 할 말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기 원내대변인은 화살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돌려 “대통령께서는 한마디 말씀조차 없다. ‘최순실 의혹’이 불거진 지 한 달”이라면서 “명백한 사실에 대해서는 ‘비방’이고,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이라더니, 확인되지 않은 과거사에는 발끈하고 나서서 색깔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청와대의 자신감과 일관성에 감탄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전날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컨설팅업체 대표로 미르재단 실무총책임자였던 이모씨는 2주간에 걸쳐 10시간 넘게 JTBC 취재진과 만나 “CF감독 차은택 씨가 미르재단을 실제로 운영했고, 그 뒤에는 ‘회장님’이라고 불렸던 최순실 씨가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70여개 녹음파일 갖고 있다”고 말해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미르재단 핵심관계자였던 이씨는 녹음을 한 이유에 대해 “실무총책임자로서 일하다보니 나중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회의 내용이라든가 전화 통화 내용을 모두 녹음했다”며 “예를 들어 청와대 관계자라든가 최순실씨, 그리고 차은택씨와 대화했던 내용들을 모두 녹음했다”고 주장하며 취재진에 몇개 파일을 직접 들려주기도 했다.
이 씨는 “미르재단 설립 목표는 ‘민간 차원의 대통령 치적 사업’ 성격이었으며 미르재단 조직 구성은 물론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설정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재단을 설립하며 확인했던 최종 의사결정권자는 차 씨가 아닌 한 중년 여성이었다. 모두 ‘회장님’으로 부르고 있었지만 재단 직원들도 실체를 몰랐다. 차은택 씨에게 물어봐도 ‘알려고 하지 마라’고만 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그 ‘회장님’이 최순실이었다는 것은 뒤늦게 언론 보도와 사진을 보고 나서야 알았다”고 말했으며, 이후 미르재단의 핵심 보직을 맡게된 이 씨는 최 씨가 실제로 중요 결정에 개입하는 정황을 여러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씨는 “미르-K스포츠재단 사태가 불거져 '비선실세'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달 중순 한강 둔치에서 최순실 씨를 직접 만나 최씨가 말한 녹음을 들려주기도 했으며, 이에 자신이 최순실이라고 밝힌 여성은 ‘차은택 감독이랑 의견 충돌이 있어서 당신이 재단에서 나갔는데 왜 내가 화살을 맞아야 하느냐’면서 ‘내가 잘못한 게 뭐가 있냐. 나라 위해서 열심히 뜻 모은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제의 이씨는 지난 4월4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부터 재단을 떠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지난 7월27일 <TV조선>에 최초로 미르재단의 486억 강제모금 사실을 폭로한 인물로 추정돼, 최순실-차은택 의혹은 더욱 전방위로 확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