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앞서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28일 비대위의에서 선출하기로 한 차기 비상대책위원장을 내달 7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연기 이유에 대해 박 비대위원장은 막판에 안철수 전 대표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영입하는 ‘외부인사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호남 중진의원들이 반발하자 당내 소통 시간을 갖기로 하고 결론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가 지난 26일 김 교수를 만나 비대위원장 추대 의사를 전달했고, 박 비대위원장은 전날 소속 전체의원들을 상대로 ‘김병준 카드’에 대한 의사를 타진했다.

박 비대위원장의 전언에 의하면 김 교수는 "최순실 사태를 보고 청와대에서 일했던 사람이자 학자로서 국민의당에 재능기부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요구가 들어오면 맡겠다“는 의사를 안 전 대표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에 호남 중진들은 지난 24일 의원총회에서 중진의원이 맡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뒤 자체적으로 4선인 김동철 의원을 선출하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모은 가운데, 김병준 카드가 나오자 긴급 모임을 갖고 반대 의견을 모았으며, 이날 비대위원 간담회와 회의에서도 김 교수에 대한 찬반 의견이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박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들의 의견을 교환해보니 시국이 이런 상황에서 오늘 결정하게 되면 내분이 일어날 수 있어서 차라리 연기해서 당내 소통을 더 하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안 전 대표도 중진의원들과 소통을 하고, 초선의원들끼리도 중지를 모은 뒤 비대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한 번 더 토론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박 비대위원장은 “안 전 대표가 김 교수를 설득한 뒤 어제 아침 제게 전화를 걸어 설득 사실을 말씀하셨으나, ‘이미 (중진으로) 결정됐기 때문에 조금 어려울 것 같다. 거부반응이 있을 수 있다’고 염려했더니 안 대표가 ‘설득해보자’고 했다”고 김 교수가 후보군으로 오른 과정을 설명하면서 “안 전 대표가 접촉하기 전에 저도 김 교수와 접촉했지만, 김 교수가 결심하지 않았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호남 중진의원들과 일부 호남 초선의원들은 아직까지 김 교수를 반대하고 김 의원으로 추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차기 비대위원장이 선출되더라도 당내 후유증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