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11.06 14:52:30
▲검찰 소환에 불응해온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사임한지 일주일만인 6일 오전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하면서 검찰은 우 전수석이 당초 비공개 소환을 요구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결국은 포토라인에 세웠다.(사진=연합뉴스)
우 전 수석은 검찰 재직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을 거쳐 수사기획관을 지내는 등 ‘특수통’으로 각종 중요 수사를 맡았으나 2013년 4월 조직을 떠난 뒤 3년 7개월 만에 조사를 받는 신분으로 ‘친정’에 다시 온 것이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오전 9시 55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뒤 심정을 묻는 기자들에게 “검찰에서 물어 보는대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짧게 대답했으며, ‘최순실 국정농단에 관해 민정수석으로서 책임을 안 느끼나’, ‘가족회사 자금을 유용했나’, ‘공직자 재산 축소 신고한 이유가 뭔가’ 등의 질문에는 일체 답하지 않고 “자 들어갑시다”라며 반성의 빛도 없이 당당하게 조사실로 들어갔다.
우 전 수석은 기자들의 질문에 잠시 눈을 감는 등 곤혹감을 드러내기도 했으나 곧이어 ‘최순실 사태에 책임감을 안 느끼느냐’라는 질문을 한 기자를 독하게 째려봐, 최순실 국정농단을 방치한 것 등에 대해 자성하지 않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우 전 수석은 본인과 부인 등이 주주인 가족회사 ‘정강’ 자금을 접대비와 통신비 등으로 쓰고 회사 명의로 빌린 고급 외제 승용차 등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특히 의경에 복무 중인 아들이 ‘꽃보직’으로 통하는 간부 운전병으로 보직이 변경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있다.
그러나 검찰은 그의 처가가 넥슨코리아에 강남역 인근 땅을 시세보다 비싸게 파는 과정에 관여한 의혹은 ‘자유로운 사적 거래’로 보고 사실상 무혐의로 종결해 면죄부 수사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우 전 수석은 민정수석 재직시절 당시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함께 동반퇴진하자고 했으나 세차례나 이를 거절하는 등, 사실상 청와대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우 전 수석은 민정수석으로 재임하는 기간에 최순실씨가 미르- 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등 각종 전횡을 저지르면서 재계 등의 반발이 거세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내사에 착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씨의 국정농단을 방치해 일각에선 그가 최씨와 공모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