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민중총궐기 대규모 집회가 열린 12일 오후 서울 태평로 거리를 시민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책임을 물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주최 측은 이날 최다 100만명, 경찰은 25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해 2000년대 들어 최대 규모 집회가 될 전망인 가운데 12일 서울 곳곳에서 사전집회와 함께 시작됐다.
이날 정오께부터 서울광장, 대학로, 탑골공원 등 도심 각 지역에서 노동계, 청소년, 청년·대학생 등 각계각층 시민들의 사전집회가 이어졌으며, 서울광장에서는 오후 1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이어 오후 2시부터 민주노총 연맹 차원에서 주최하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대회사에서 “광장으로 나온 민중들은 1% 권력자들이 농단한 나라에 분노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 퇴진 투쟁은 한국사회를 뿌리부터 뜯어고치는 투쟁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2016년 민중총궐기 대규모 집회가 예정된 12일 오후 서울 광장에서 열린 사전집회에서 시민들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시국회의 참가한 대학생들은 “온 국민이 현 사태에 분노하고,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는 것은 최순실이라는 개인 문제를 넘어 박근혜 정권 4년간 축적된 분노가 폭발한다는 뜻”이라며 “이런 상실의 시대에 대학생들은 침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민주당 지도부, 대다수의 의원들과 원외 지역위원장,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당원들과 함께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규탄대회를 열었다.
2014년부터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 씨의 의혹을 제기한 안민석 의원은 “2년 전 저는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을 지적했다.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지금 딱 맞췄다. 우주의 기를 받아서 그렇다”며 “최순실 일가는 상상초월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포폰을 상습적으로 사용하고 이름을 바꾸고 얼굴을 고쳐 추적하기 힘들었다”고 집회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이번 사태의 핵심은 최순실-박근혜 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 게이트”라며 “박 대통령은 국민을 혼란에 빠트린 내란죄, 대기업의 특혜를 주고 돈을 받은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해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정청래 전 의원의 지휘로 애국가와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불렀고 “국민은 알고 있다 몸통은 박근혜다”, “국민은 화났다 부역자를 구속하라”, “청와대가 몸통이다 박근혜도 조사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2016년 민중총궐기 대규모 집회가 열린 12일 오후 서울 태평로를 시민들이 가득 채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보수단체들이 모인 '애국시민연합' 관계자들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박근혜 대통령 퇴진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보수단체들이 모인 ‘애국시민연합’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700명(경찰추산·주최측 추산 1천300명)이 모여 도심 집회를 비난했다. 이날 집회 참석자 대부분은 60∼70대인 것으로 추정되며 20∼30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 주말(11월5일) 주옥순(63) 대표가 촛불집회 참가 여고생 폭행해 물의를 빚기도 했던 ‘엄마부대 봉사단’은 이날 세종로사거리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태는 박 대통령의 강경 대북정책을 반대하는 야당과 북핵 옹호 집단들이 최순실 의혹을 빌미로 국민을 선동해 정권 탈취를 기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