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6.12.02 12:23:51
▲지난 달 2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7 국민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이어 문 전 대표는 “친박이 '3차 담화가 사실상 하야다', 이런 주장을 한 걸 봤는데 하야라면 대통령이 직접 말하면 되지, 왜 친박이 통역을 하나. 하야면 하야지. 사실상 하야, 이건 또 뭐냐. 말장난으로 지금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은 임기단축을 얘기했는데, 임기단축은 개헌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고 사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담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문 전 대표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SNS에서 ‘사이다’라고 불리는 반면, 자신은 느리고 답답하다는 의미로 ‘고구마’로 불리는 데 대해 “사이다는 금방 목이 또 마르지만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 저는 든든한 사람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문 전 대표는 이 시장에 대해 “이재명 시장이 아주 잘하고 있는 건 맞다. 정말 사이다 맞다. 제가 들어도 시원하다. 분명하고, 위치 선정 빠르고. 아주 훌륭한 최전방 공격수 역할을 잘하고 있다. 반면, 저는 말도 느리고 많은 요소들을 고려하게 된다. 특히 당하고 보조를 맞출 필요가 또 있다. 그만큼 책임이 더 무겁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문 전 대표는 이 시장의 지지율 급등과 관련해서는 “이재명 시장 지지율 상승은 아주 좋은 거다. 사람들은 이 시장의 지지율 상승에 대해 제가 걱정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저는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기쁘게 생각한다. 야권 전체의 파이가 커지는 것이다. 나중에 누군가가 후보가 될 경우에 그 지지들이 다 함께 모일 거라고 본다”면서 “그런 면에서 이재명 시장뿐만 아니라 박원순 시장, 안희정 지사, 김부겸 의원 모두 다 지지율이 더 상승되기를 저는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제가 좀 둔한 건 맞다. 주변에서 좀 놀라고 많이 당황하는 그런 일도, 저는 침착하고 담담한 편이다. 그래서 아내가 저보고 곰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런 불법, 부당, 불의 이런 일에는 아주 예민하다. 참지 않는다”면서 “지금은 제가 후방에서, 저지선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면에 나서는 그런 상황이 오면 아마 그때는 ‘불같은 문재인’ ‘호랑이 문재인’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런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고 느낀다. 이 촛불 민심을 받들어서 세상을 바꾸는 것. 과거를 대청소하고 국가를 대개조하는 것. 이 모두 제가 감당해야 할 일이다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자신이 앞서 주장한 박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과 관련해서는 “퇴진과 사법처리는 별개의 문제다.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한 것이고, 대통령도 법 앞에선 성역이 없는 것이고. 지금 사면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 대통령은 어쨌든 국민이 선출하지 않았는가. 우리가 대통령의 잘못 때문에 대통령을 지지할 수 없게 됐지만 명예롭게 스스로 퇴진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주는 것은 그분을 선택한 국민들에 대한 마지막 예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대통령이 국민들을 계속 모욕하고 있으니, 다 소용 없는 말이 됐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문 전 대표는 동요하는 비박계에 대해서는 “지금 탄핵 의결에 비박들의 협조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은 정치적 협상이나 설득으로 될 문제가 아니다”면서 “비박이 당초 약속과 달리 탄핵 대열에서 이탈한다면 저는 가혹한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전 대표는 ‘제3지대 개헌론’에 대해서는 “과거에 3당 합당이 있었다. 우리 정치 역사를 크게 후퇴시켰다. 저는 그것과 유사하다고 본다. TK가 PK를 끌어들여서 정권 연장에 성공했던 것이 3당 합당이다”면서 “이번에는 어떻게든 호남을 끌어들여서 정권 연장을 하고자 하는 새누리당의 욕망이 만든 기획이 제3지대가 아닌가 생각한다.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의 정권 연장 욕망을 정말 받아들일 것인가. 그것이 정말 호남의 민심인지. 진심으로 묻고 싶다"라고 국민의당에 경고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는 손학규 전 대표가 자신에게 ‘권력욕에 눈이 멀었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저는 안경을 끼고 있지만 제 눈은 아주 멀쩡하다. ‘지금 개헌하자, 제3지대 하자’ 하는 분들이야말로 아까 말씀 드린대로 권력욕 아닌가. 국민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해서는 “그분은 제가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다. 그분은 외교보좌관, 저는 민정수석이었다. 그분이 외교부 장관할 때도 저는 청와대에 있었기에. 꽤 오랫동안 함께 근무를 했는데 외교 관료들 가운데 아주 주류 중의 주류다. 아주 친미적이고 유능한, 그런 외교 관료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