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장에서 대중교통 정책을 발표한 뒤 회견장을 떠나며 미소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검증공방’에 돌입한 상황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는 게 현재의 대선지형이다.
특히 문·안 후보가 후보등록 전 마지막 여론조사까지도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을 보임에 따라 불과 3주 남겨둔 이번 대선은 그야말로 ‘안갯속 혈투’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당 문 후보 측은 수직 상승세를 보였던 안 후보의 지지율이 조정국면을 맞았다고 보고 이번 주 확실한 우세를 판세를 돌려놓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문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16일 중앙 언론과의 통화에서 “안 후보의 상승세를 저지하겠다는 1차 목표를 이룬 셈”이라며 “선거운동 시작 시점에서 소폭으로라도 안 후보의 지지세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승기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문 후보는 정책 행보를 가속하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내보이는 ‘포지티브 전략’으로 선거운동에 임하는 반면, 캠프는 사실로 밝혀진 ‘버스떼기 동원’에 대한 공세와 더불어 안 후보 부인 김미경 교수의 ‘1+1 채용 특혜’와 보좌진에 대한 ‘갑질 논란’을 부각시키는 등 도덕성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등 후보와 캠프는 역할을 분담하는 ‘이원화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구(舊)여권으로 대변되는 적폐 정치세력이 안 후보를 ‘정치적 대리인’으로 내세워 복권을 꾀하고 있다는 프레임 공세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노원문화의 거리에서 지역구 시민들과 인사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장병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국민의당의 정신적 고향인 호남에서 유세를 시작해 돌풍을 만들 것”이라며 “합리적 진보·개혁적 보수를 끌어안기 위한 메시지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범보수 후보들이 맥을 못 추는 상황에서 중도·보수층의 반문 정서를 극대화해 안 후보만이 대항마라는 인식을 확산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며, 특히 메시지 전달을 극대화하기 위해 안 후보를 포함한 유세단이 전국 동시다발 유세를 하면서 동일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초접전 양상인 문·안 대결이 결국 수도권의 2040세대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이를 집중 공략하는 한편,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라는 슬로건으로 중도·보수층을 동시에 끌어안겠다는 복안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가대개혁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철우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우리 당의 지역적 기반인 영남과 충청을 확실히 잡으면 승산이 있다”며 “첫 유세를 대전에서 하고 대구로 간다”고 말하면서 기동력이 좋은 소규모 유세단으로 시·군을 한 차례 이상 공략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보훈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전교조 주최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교육적폐 청산과 새로운 교육체제 실현을 위한 교육주체결의대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간 대선지형을 뒤흔들 최대 소재로 꼽혔던 제3지대론이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의 불출마 선언으로 완전 소멸하면서 이제 정치권 내부로부터의 변수는 확실히 줄어들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그러나 확연한 ‘2강 3약’ 체제에서 3주간의 선거운동에 돌입하지만 돌발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만큼 대선 당일까지는 살얼음판 전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안 후보가 연일 사활을 건 검증공세를 주고받는 상황에서 기존 의혹에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거나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면서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에 새롭게 불거져 나올 ‘결정적 한 방’이 판세를 좌우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더구나 이제 막 시작한 TV 토론회에서의 예기치 못한 실수로 인한 추락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시점이며,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과 이에 맞물린 미국의 선제 타격설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위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도 표심을 자극할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안보 이슈가 보수층 결집의 소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종결 등 탄핵정국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상황과 맞물려 완주를 공언했던 범보수 후보들의 막판 단일화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