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7.05.04 14:47:51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4일 “대통령에 당선되면 개혁공동정부를 구성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및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함께하겠다”는 개혁공동정부론을 다시 띄우며 ‘국민에 의한 단일화’라는 승부수를 던진 뒤 ‘걸어서 국민속으로 120시간’ 캠페인에 돌입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문재인을 이길 후보를 찍어 달라”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만약 문재인을 이기는 게 목표가 아니라 보수의 희망을 만드시는 게 목표라면 유승민 후보를 찍어달라”고 밝혔다.
이어 안 후보는 “유승민은 훌륭한 보수 후보다. 제가 당선되면 유 후보와 꼭 함께할 것이다. 경제위기를 함께 극복해 가자고 꼭 부탁하겠다”며 정의당 심 후보에 대해서도 “만약 진보의 목소리가 더 커지는 게 좋다는 분들은 심 후보를 찍어 달라. 심상정은 진보의 자부심”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1강 2중 2약’ 체제로 굳어진 대선판에서 독주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 대역전을 이루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로 풀이되며, 사실상 자신과 문 후보 간에 ‘국민에 의한 단일화’ ‘국민에 의한 결선투표’로 규정하고 따라서 문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자신에게 표를 결집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특히 안 후보는 민주당 ‘잠룡’이었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김부겸 의원을 비롯해 남경필 경기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 등 민주당뿐만 아니라 바른정당, 정의당의 인사까지 개혁공동정부에 포함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힌바는 있으나 구체적으로 유 후보와 심 후보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달 28일 개혁공동정부 대해 국회 추천 책임총리 및 민정수석실 폐지를 포함한 권력분산 방안 등 구체적인 구상을 밝힌 이후 개혁공동정부에 참여할 구체적인 인물군을 제시해 수권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여기에는 안 후보가 세 번째 TV토론 이후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지지층 일부가 유 후보와 심 후보에게로 빠져나갔다는 자체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특히 안 후보의 지지층이 진보와 보수에 걸친 넓은 스펙트럼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탈한 진보층과 보수층 양측에게 구애한 셈이다.
더구나 안 후보가 이날부터 ‘걸어서 국민 속으로’를 기치로 유세차를 버리고 골목골목을 도보로 유세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것과 맞물려 상승작용을 일으킬 것으로 안 후보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안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통합과 개혁을 이룰 공동정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제시한 데 이어 이번에 공동정부가 일을 잘 해나가기 위해 참여해야 할 인물들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적대적 공생관계를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에서 안 후보가 집권하면 합리적 진보와 보수를 포괄해 나라가 전진할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주면서 국민에 의한 단일화를 강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바른정당 유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신촌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의 ‘덕담’을 전해들은 뒤 “안철수 후보도 그동안 열심히 하셨고, 끝까지 같이 완주해서 아름다운 경쟁하길 바라고, 그런 덕담해줘서 고맙다. 안철수도 끝까지 잘하길 (바란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