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인선인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이 ‘여소야대’ 정국이기는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진영의 야당들이 “확실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발목은 잡지 않겠다”고 밝힌데다 호남에 지역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호남 출신인 이 후보자를 반대하는데 큰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관측 때문에 돌발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정치적 이유로 발목 잡히는 상황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1일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총리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표결을 거쳐야 하며 총리 임명동의안을 가결하려면 국회 재적의원(299명)의 과반인 150석이 필요한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120석 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민주당은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하는 새 정부의 총리 인선이 늦어지면 국정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며 야당에 협조를 구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김대중 정부 초기 김종필 전 총리가 6개월 동안 인준이 안 돼 큰 혼란을 겪었던 것을 기억한다”며 “국가위기인 만큼 국회와 협치해 잘된 인사들이 (청문회를) 잘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호남 지역 의원들이 주축인 국민의당으로서는 전남 영광 출신의 이 후보자를 반대했다가 이 후보의 지명을 환영하는 지역 민심의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다는 측면에서 민주당은 같은 뿌리를 둔 국민의당의 협조를 구하기가 가장 쉬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전날 국민의당 선대위 해단식에서 “개인적으로 이 지사와 친하다고 해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면서 “국무총리 인준에 관해서는 하루빨리 해결해서 국정을 안정시키는 데 국민의당이 앞장서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따라서 민주당 120석과 국민의당 40석을 합치면 인준안 통과에 필요한 과반이 확보되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 야당도 당내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우호적 평가가 나오고 있는 데다 자칫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결사적으로 반대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기류가 엿보인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겸 비대위원장 권한대행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4선 국회의원도 했고 전남도지사를 역임하고 성격도 차분하고 정무적으로나 정책적으로 많은 자산을 가진 분”이라고 평가하면서 “통합의 정치를 실현할 수 있는지, 또 도덕적으로 총리로서 자질과 인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인사청문회 문제는 철저히 검증하겠지만 다만 예전처럼 발목잡기 인사청문회 이것은 하지 않아야 된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철저한 검증을 하되 첫 총리니까 검증에서 문제가 없으면 협조하는 게 맞다”며 “당내에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인선이 아닌가라고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지만 앞으로 인사청문회에서 예상하지 못한 결격 사유가 발견될 경우 야당과 여론의 반대에 부닥치며 낙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후보자는 11일 오전 전남지사 공관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늘 국민과 역사를 생각하는 총리, 특히 서민의 사랑을 받는 총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대한민국은 대외적으로 안보외교 위기를 타개하면서 당당한 평화국가로 발전하고, 대내적으로 구시대 적폐를 청산해 공정하고 정의로운 균형국가를 세워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만나는 이낙연 전남지사.(자료사진=연합뉴스)
이 후보자는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돼 법적으로 국무총리 후보자가 되는 15일 자로 전남지사직을 사임할 예정이며 퇴임식은 오는 12일 오전 11시 전남도청 왕인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 후보자는 지사 퇴임 전, 당선된 이후 3년여 동안 진도 팽목항, 목포 신항 등 세월호 현장을 수시로 방문해 가족들을 위로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한 데 이어 최근 목포 신항에서 세월호 인양 이후에도 한 달여 간 수습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미수습자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이 후보자의 총리 지명 소식을 들은 미수습자 가족들도 “세월호를 잘 아는 총리 후보자라 반갑다”며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세월호의 사정과 미수습자 가족의 아픔을 직접 봐온 이 후보자가 총리가 되면 9명의 미수습자를 끝까지 찾아 주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충실이 이행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