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한국시간) 서울공항 이륙 후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취임 후 처음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북핵 대응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입장은 북한의 핵 동결과 우리 한·미 간의 군사훈련은 연계될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이라며 “나쁜 행동에 대해서 보상이 주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가 지켜야 하는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가 핵 동결을, 핵 폐기를 위한 그런 대화의 입구라고 생각한다면 거기에서 핵 폐기에 이를 때까지 여러 가지 단계, 거기에서 서로가 행동 대 행동으로 교환돼 나가는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라며 “물론 철저한 검증 속에 이뤄져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럴 때 우리가 북한의 핵 동결에 대응해서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이 아니면서 한미 간에 무언가 동결에 대해서 주어야 할 것인가,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완전한 검증이 이뤄진다면, 더 나아가서 핵 시설에 대한 폐기 단계에 들어선다면 그때는 또 한·미가 무엇을 줄 수 있을 것인가는 앞으로 한미간에 긴밀히 협의해야 되는 것”이라며 “이 협의에는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런 아이디어들이 자유롭게 말해 질 수 있어야 된다”며 “지금 한국 언론이 (문정인 특보의) 개인적인 발언을 미국의 입장과 다른 것이 아닌가, 또 미국이 하지 않은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것 때문에 너무 그렇게 민감하게 다루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도 그런 논의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그런 부분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해서 우리가 북핵 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해서 우리가 합의를 해낼 수 있다면 그런 방안들에 대한 긴밀한 협의에 들어가야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한국시간) 서울공항 이륙 후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첫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오랜 정상외교 공백을 하루 빨리 복원하고 양국의 동맹관계를 더욱 튼튼하게 하면서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 공조 방안을 함께 찾아내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대통령 특보가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시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그냥 교수로서 개인적 의견을 말한 것”이라며 “일단 우리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가진 입장은 북한의 핵동결과 한·미 군사훈련은 연계할 수 없다는 것이 공식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한·미간 협의에 있어 여러가지 아이디어들이 있을 수 있고 자유롭게 말해질 수 있어야 한다”며 “언론이 개인적 발언에 대해 미국의 입장과 다르거나, 또 미국이 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것 때문에 민감하게 다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을 동시에 만족시킬 방법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언론이 다양한 방안을 제시한다면 이를 갖고 미국과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방안을 찾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고 이번 정상회담부터 모색이 시작돼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미 FTA와 관련해 미국 내에서 무역불균형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대해서는 “FTA는 나라별로, 분야별로 이익이 되는 분야가 있고 거꾸로 피해를 입는 분야가 있다”며 “우리도 국내적으로 제조업분야나 자동차 분야는 도움이 되는 반면에 농업문야는 피해를 입는다. 미국은 거꾸로”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의 기자석 앞에 선 채로 스탠딩 기자간담회 도중 급작스러운 난기류로 기체가 흔들리면서 기체가 1분 넘게 심하게 흔들렸지만, 젊은 시절 특전사에서 복무하면서 군용 수송기의 거친 비행에 단련된 탓에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말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의 몸이 순간 ‘휘청’하는 등 불안정해 “대통령님, 규정상 앉으셔야 합니다. 청와대 기자단 여러분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주영훈 경호실장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 하고 같이 서 있던 참모들이 말렸지만 “조금만 더 하겠습니다”라며 이를 물리고 답변을 계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