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7.06.30 14:23:49
▲국민의당의 문준용씨 의혹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당사자인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간에 이 전 최고위원이 조작을 알았다는 5월26일보다 훨씬 앞서 인지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화 내용이 추가로 공개돼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의 문준용씨 의혹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당사자인 이유미씨와 이준서 전 최고위원 간에 이 전 최고위원이 조작을 알았다는 5월26일보다 훨씬 앞서 인지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화 내용이 추가로 공개돼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이씨는 5월8일 이 전 최고위원에게 SNS를 통해 “사실대로 모든 걸 말하면 국민의당은 망하는 것이라고 하셔서 아무 말도 아무 것도 못하겠다. 너무나 후회되고 힘들어서 거의 잠을 못 잤다. 지금이라도 밝히고 사과드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백번도 넘게 생각하는데 안 된다 하시니 미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대회 내용으로만 보면 이 전 최고위원이 선거 전에 제보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지만 이 전 최고위원이 다른 SNS를 통해 이씨에게 “사실대로라면 무엇을 말하는 거지?”라고 물어 제보가 조작됐다는 내용을 몰랐을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이씨가 대화 내용 어디에서도 ‘조작’이라는 사실까지는 어디에도 털어놓지 않아 단독 범행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이지만 사실상 불리한 내용은 빼고 대화 내용을 공개한 국민의당이 이 내용 자체를 공개하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은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이씨와 이 전 최고위원회의 대화를 지난 4월 22일부터 5월6일까지만 공개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일부러 공개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해당 내용은 이유미씨가 이 전 최고위원에게 일방적으로 보낸 메시지로 이유미씨가 추후 조작이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일부러 보낸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제 양심을 걸고 사실만을 얘기하겠다는 결심이 있다. 추가적인 일부, 성역없는 조사를 통해 최대한 빨리 결과를 내놓겠다”고 말했다.(사진=연합뉴스)
김 의원은 “진상조사단은 지금까지 조작된 증거가 어떻게 추진단에 전달되고 그걸 어떻게 검증했으며 발표됐는지 그 경위에 대해 조사했으며, 발표 전후 당 지도부에 어떻게 상의 또는 보고됐는지 여부에 대해 집중조사 했다”며 “많은 한계가 있고, 이유미를 조사할 수 없고 강제력를 가진 검찰 수사결과와 다를 수 있는 부담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김 의원은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 전에 먼저 얘기하는 데 따른 ‘긁어 부스럼’에 대한 당내 우려가 있는 것도 알지만 지금은 국민만을 보고 정도를 가야 할 시기”라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나라의 국치가 있다면 새 정치를 표방한 국민의당에게는 ‘당치’가 있다. 당치 앞에서 국민의 용서를 구하는 유일한 길은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히고 검찰수사에 적극 협조,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당이 완전히 새롭게 혁신해 나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박지원 두 분의 침묵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검찰의 엄정수사와 함께 두 분의 책임있는 입장표명을 기다리겠다”며 “한 분은 대선후보였고 한 분은 경륜높은 ‘정치9단’으로 알려진 분 아닌가. 이쯤 되면 밝힐 것은 밝히는 자세가 필요한 때”라고 두 사람을 정조준 했다.
추 대표는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의 발표와 관련 “결국 박지원 전 대표로 향하는 의혹의 시선을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너무 뻔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윗선에 보고했다는 사실을 시인, 국민의당이 극구 부인한 ‘윗선 지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며 “이로써 평당원 개인의 일탈 정도로 덮으려고 했던 얄팍한 시도는 더 이상 설득력을 얻기 어렵게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두언 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에 대해 “이런 일이 생겼기 때문에 치명적으로 종 친 것”이라며 “(조작사건) 사과야 당연한 거고. 그런데 저는 어차피 안철수 전 대표는 재기가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은 “한편으로는 국민의당이 지금 어렵다. 내년 지방선거 생각하면 다들 갑갑하다.. 후보들도 안 나타나고. 그러니까 이제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 됐을 수도 있다”며 “뭔가 민주당하고 합치고 싶은데, 뭔가 지금 이합집산을 하고 싶은데 이런 일이 생겼으니까 어떻게 보면 그런 기회가 온 것”이라고 국민의당 의원들의 탈당을 점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