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 석당박물관 소장 명현초상 5점 중 송시열 초상(왼쪽)과 공자 초상. (사진=동아대)
조선시대에 추앙됐던 다섯 명의 성현이 그려져 있는 동아대 석당박물관 소장 명현초상 5점이 최근 부산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82호로 일괄 지정됐다.
명현초상 5점은 공자와 주자, 기자, 제갈량, 우암 송시열의 초상으로 간단한 제문이 동일한 서체로 적혀 있다. 제문은 기자 초상화 뒷면에 '은진후송래희근서(恩津後宋來熙謹書)'라는 묵서명이 적혀 있어 송시열의 후손인 송래희(1791-1867)가 5점 모두를 작성했음을 알 수 있다.
명현초상은 송시열 집안 혹은 송시열 계열 서원에 모셔놓고 공경을 표했던 용도로 보이며, 전대부터 전해졌고 성리학자이자 뛰어난 문장가인 송래희가 초상화 완성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제작 시기는 19세기로 추정된다.
초상 5점은 화면구성과 바탕지, 장황 등이 서로 다른 형태를 띠고 있다. 공자 초상은 얼굴 방향이 왼쪽인 좌안칠분전신상이며 양 손에 홀을 쥔 채 두 겹의 화려한 관을 쓰고 있다. 송시열이 학문과 인품을 본받으려고 애쓴 인물인 주자를 그린 초상에는 그의 특징인 북두칠성과 같은 7개의 점이 오른쪽 눈 옆에 그려져 있다.
조선 후기에 성리학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기자는 좌안칠분반신상으로 두루마기를 걸친 채 두 손을 모으고 있다. 제갈량 초상은 좌안반신상으로 긴 수염을 오른손으로 쓰다듬고 있으며 왼손은 백우선을 쥐고 있어 옛 문헌 속의 제갈량을 재현했다. 반신상인 송시열 초상은 어깨를 치켜 올린 특유의 자세로 5개 작품 중 가장 크고 정교하게 그려졌다.
정은우 석당박물관장은 “초상화 5점은 조선시대의 유교문화를 확인할 수 있는 회화사적 가치가 뛰어난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석당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의 학술적 가치를 밝히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아대 석당박물관은 이번 지정을 포함해 부산시 지정 유형문화재 24건, 국보 2건, 보물 14건, 등록문화재 2건 등을 소장하게 됐다.
(CNB=최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