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민 용인시장이 지난 5일 처인구 마평동 실내체육관에서 ‘희망 용인의 미래를 말하다’는 주제로 시민 500명과 원탁토론회를 가졌다. 용인시에서 시장이 직접 수백명의 시민과 토론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성국 정치평론가와 이익선 아나운서(프리랜서)가 공동진행한 이날 토론회는 용인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진단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민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시정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토론회는 시정에 관심이 있는 시민 500명이 참여해 오후2시부터 3시간여에 걸쳐 원탁토론과 토크콘서트 등 2부로 나눠 진행됐다.
참가 시민들은 10명씩 50개의 원탁에 둘러앉아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하며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원탁마다 토론촉진자가 시민의 의견들을 노트북에 정리해 무선전광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무대 화면에 띄웠다. 정찬민 용인시장도 직접 10번 원탁에 앉아 시민과 함께 의견을 나눴다. 특히 이날 토론회는 참가자 전원이 소통하고 공감하는 토론 과정을 거쳐 최종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50개의 원탁에서 쏟아져 나온 수백개의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분야별로 집계해 참가자들이 전자무선투표기를 통해 용인시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8개와 미래용인을 위해 해야 할 과제 8개를 정하고 1부 토론을 마무리했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8대 과제는 교통, 균형발전, 복지, 환경, 지역산업, 교육, 시민건강, 공동체 등이 꼽혔다.
미래용인을 위한 8대 과제는 교통, 균형발전, 특화된 도시브랜딩, 복지정책 현실화, 사람과 자연이 지속가능한 도시, 기업지원 인프라 개선, 협치강화와 행정개선, 생애주기별 교육기회 등이 선정됐다.
2부는 정찬민 시장과 고성국씨가 행사장 복판에 설치된 중앙단상에서 시민들의 즉석 질문에 답하고 의견을 나누는 토크콘서트로 진행됐다.
20년 동안 기흥동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한 시민은 “용인에 단 하나의 환승역인 기흥역에 7개 출구가 있는데 에스컬레이터는 2곳에만 있다”며 에스컬레이터 증설을 요청하자, 정 시장은 “인근 역세권 아파트 입주에 맞춰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도록 하겠다”며 즉시 해결책을 제시했다.
“경전철 역사에 스크린 도어가 없어 안전사고 위험이 있다”는 한 시민의 우려에 정 시장은 “정부가 안해준다면 전액 시비를 투입해서라도 꼭 설치하겠다”고 답해 박수를 받았다.
“마평-포곡 도로 계획이 중단된 게 아니냐?”는 한 시민의 질문에 정 시장은 “정부에서 4차선은 타당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일단은 2차선으로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회자인 고성국씨도 경전철 경영문제에 대해 질문하자 정 시장은 “취임 당시 하루 8000명에 불과했던 경전철 이용객이 지금은 하루 3만명 수준으로 늘었다. 경기도 광주와 에버랜드역 연결을 추진 중이고, 역북지구와 기흥 역세권 등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이용객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육·청소년분야에서는 인성교육이 중요한데 관 차원의 대책이 있느냐?”는 김선희 시의원의 질문에 정 시장은 “교육청과 손발을 맞춰서 잘 하고 있다. 학교폭력을 방지할 수 있도록 유관단체들과 협의해 사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중삼중의 중앙정부 규제를 극복하고 투자유치가 가능한지를 묻는 고성국 사회자의 질문에 정 시장은 “수도권 규제, 상수원 보호구역 규제 등 다양한 규제를 받고 있는데 특히 남사면 일대는 광활한 면적이 상수원 보호구역에 묶여 있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 시장은 특히 “시청앞 중심지에 21만평의 상업지역이 있는데, 14년 전 신청한 것을 최근에야 허가를 받았다. 그 정도로 규제가 심하다. 다행히 이것을 계기로 용인시 전역이 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밝혀 시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오늘 진행된 원탁토론과 같은 참여와 소통방식을 통해 용인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시민의 소중한 제안들을 시정에 충실하게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지난 7월21~30일까지 관내 거주자 중 토론참여자 450명, 토론촉진자 50명 등 총 500명을 선착순 접수받아 선정됐다. 참가자들의 구성은 주부, 대학생, 다자녀 가구 가장, 결혼이민자 여성 등 80대의 노인부터 20대 청년까지 다양했다.
과제 선정 등 투표에 적극 참여한 자들은 50대가 135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 이상도 28명에 달했다. 또 거주기간별로 11년 이상 거주한 사람이 311명이며, 이 가운데 31년 이상 거주한 시민도 118명에 달해 거주기간이 길수록 시정참여 의지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토론을 위해 시는 지난 8월16~27일까지 토론참여시민 500명을 포함해 총 1000여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용인에 대한 만족도, 2030년을 목표로 했을 때 용인시가 가장 힘써야 하는 분야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조사결과를 토론의 기초자료로 제공했다.
(CNB=이병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