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여야 4당 대표를 초청해 만찬 회동을 하기 앞서 열린 차담회에서 대표들과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문 대통령,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불참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여야 4당 대표와의 만찬회동 모두 발언에서 “안보 상황이 엄중하고, 국회도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고 많은 법안을 논의해야 하는 시기로, 지난 대선 때 상설협의체를 제안했고 지난번 여야 지도부 초청 회동 때에도 그에 공감했다”며 “국민에게 약속한 협치를 위해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하고, 그 틀에서 여야와 정부가 안보 문제를 상시로 협의하는 모습이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가 주도할 수 없는 여건 속에서 주변 상황 때문에 평화를 위협받고 국민 안전이 위협받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며 “우리 경제가 살아나고 있는데 안보 상황 때문에 경제가 다시 발목을 잡히지 않을까 많이 걱정 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런 때야말로 초당적 대처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하며, 안보가 엄중한 상황에서 안보 문제만큼은 여야와 정부가 함께 힘을 모으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께 희망이 되고 경제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오늘 그 문제에 대해 대표들께서 지혜 많이 모아주길 바라고 폭넓게 논의되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엄중한 안보 위기에 문 대통령께서 초당적 안보 협력을 위해 초청해줘 감사하다”며 “어느 때보다 안보 위기와 전쟁 위협이 넘쳐나는 이때 국민을 생각하면서 국민의 안녕을 위해 하나 된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안보와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협치 시스템 마련 필요성을 촉구했다.
그리고 추 대표는 “한반도 평화는 반드시 지킨다는 굳건한 의지가 있다면 우리 결정을 다른 어느 나라가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어떤 상황이 와도 평화만은 온 힘으로 지키겠다는 의지로 정치권이 평화수호의 목소리를 내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세계는 한국인이 핵 위협에 둔감하다고 수군댄다는데, 겉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무척 불안해하고 있다”며 “북핵 위기에 외교안보팀 내부 혼선이 겹쳐 국민이 더 불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 대표는 “우리의 노력은 기존 한미동맹을 철저히, 공고히 하는데 맞춰야 한다”며 “전국을 다녀보니 ‘정말 전쟁이 날 것 같다’며 불안해하는 분이 많다. 부산에서는 70대 노인이 전쟁 불안에 적금을 깨서 찾아오다 분실한 사건이 보도됐다. 이런 불안을 덜어드리는 게 정치인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두번째)가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의 만찬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주 권한대행은 “북한이 무장하고 대한민국을 공격하더라도 미국의 확장된 억지력으로 제압이 가능하기 때문에 감히 북한이 공격하지 못한다고 봤지만,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완성단계에 들어가면서 미국이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감수하고라도 대한민국을 지킬 것이냐 하는 게임 체인저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주 권한대행은 “저희가 늘 강경이라고 이야기를 듣지만, 전쟁을 원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역사적으로 보면 평화와 대화만 외치다간 결국 패배한 경우가 많다. 철저히 전쟁을 준비할 때에만 평화가 온다는 역설을 외치고 있다”며 “안보에는 여야가 없고 적극 도울 준비가 돼 있지만 저희가 보기에는 부족해서 더 철저히 해달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주 권한대행은 “대통령이 주재 여야정 협의체는 자칫 국회가 대통령 밑에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안보에 관한 여야정 협의체에는 어떤 형식으로든 협의하겠으나 일반 여야정 협의체는 국회가 주도하고 교섭단체만 참석하는 방향으로 정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한반도 안보가 엄중하기 때문에 기존 문법과 관성적 대응으로는 부족하지 않나 싶어 3가지 제안을 드린다”면서 “중국과의 외교를 복원하는 균형외교, 대북특사 파견, 청와대 외교·안보 진용의 쇄신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는 대북특사와 관련해 “특사 파견은 (한반도가) 전쟁 위기를 불사하는 레드 라인을 넘나들고 있는데 이를 그린(green) 라인으로 바꿀 전격적 모멘텀이 필요하다”며 “문 대통령이 적극적 평화 외교안보 정책을 펴는 데 있어서 정책·정무적 착오가 보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와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면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이날 회동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겸 대표권한 대행,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참석했으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