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7.12.12 14:54:15
▲취임 후 첫 중국 순방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중국의 CC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인터뷰는 11일 오후 CCTV를 통해 방송됐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3일 중국 국빈 방문에 앞서 11일 보도된 지난 8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중국 CCTV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중간 사드 갈등과 관련해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역지사지하면서 단숨에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시간을 두면서 해결해 나가는 그런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드 문제에 관해서 한국과 중국은 각각의 입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각각의 입장에 대해서는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그 입장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주장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사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거듭된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도입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북한이 미사일 능력을 굉장히 빠르게 고도화하고 있는데, 우리 한국은 북한의 미사일, 특히 고고도 미사일에 대해서 자체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런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사드 도입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사드 배치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사드문제는 별개로 해결해 나가면서 양국 간에 경제·문화 또는 정치·안보 또는 인적교류·관광, 이런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25 년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이번 방중을 계기로 열리는 취임 후 세 번째 갖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차를 확실히 ‘봉인’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로의 새로운 출발을 공식화하자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북핵 위기와 관련해서는 “북한과 같은 작은 나라가 그리고 경제적으로도 뒤처진 그런 나라가 오로지 핵 하나만 가지고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망상”이라며 “오히려 남북 간의 평화와 협력이 북한의 안보를 지켜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에 남북관계가 좋았던 그 시기에 북한은 안보에서 아무런 위협이 없었다. 그 시기에 남북 간에는 북한 핵의 폐기와 함께 평화협정의 체결, 그리고 북미관계의 정상화까지도 함께 논의되고 추진된 바가 있었다”며 “그래서 북한이 핵문제에 대해서 인식을 바꾸고 말하자면 비핵화의 길로 나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첫 중국 순방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중국의 CC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인터뷰는 11일 오후 CCTV를 통해 방송됐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수교 25주년을 맞은 한중 관계의 발전방향에 대해 “경제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뤘으나 정치 · 안보 · 문화 · 인적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발전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이제 한중 양국은 경제 분야 외에 다양한 다른 분야에서도 함께 균형 있는 발전을 이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과 2022년 개최 예정인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거론하며 “두 번의 연이은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삼아 한국과 중국 간에 스포츠 교류, 그리고 관광 교류를 보다 활발하게 전개해 나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히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남북 간의 평화를 위해서도 아주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중국의 적극적 지지와 협력을 당부했다.
이 인터뷰는 이날 CCTV-13 채널의 ‘환구시선(Global Watch)’ 프로에서 처음 방송됐으며, CCTV측은 12일 오전·오후 정규 뉴스 등에서도 문 대통령의 인터뷰를 보도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