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7.12.19 13:31:36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오는 21일 2개월 보름가량의 미국 체류 일정을 끝내고 귀국함에 따라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으로 두 달 넘게 갈등을 빚어오고 있는 국민의당 내 친(親)안철수 그룹과 반(反)안철수 동상이몽에 빠져 있다.(자료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손학규 상임고문이 오는 21일 2개월 보름가량의 미국 체류 일정을 끝내고 귀국함에 따라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으로 두 달 넘게 갈등을 빚어오고 있는 국민의당 내 친(親)안철수 그룹과 반(反)안철수 동상이몽에 빠져 있다.
손 고문은 지난 10월 초 미국 스탠퍼드대 초청을 받아 방문연구원의 자격으로 출국해 당초 오는 27일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조금 앞당겨 오늘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親安그룹은 바른정당 통합론이 당내 현역 의원들의 반발에 부딪친 상황에서 손 고문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바른정당과의 후보단일화를 거론했던 만큼 귀국 이후에도 바른정당 통합론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통합론 수용 물꼬를 터주길 기대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최근 직접 손 고문과 통화하며 통합론에 무게를 실어 달라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역시 손 고문과 최근 직접 통화를 한 것으로 파악돼 일각에선 아예 손 고문이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아 양당 통합을 진두지휘하리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반면 反安그룹에서는 “안철수 대표가 사퇴하면 반대쪽에 서서 공격했던 박지원·천정배 전 대표나 정동영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도 맞지 않으며 손 고문이 훌륭한 대안”이라고 말해
손 고문을 ‘안철수 체제’를 끌어내릴 카드라 보고 의미를 두고 있다.
만약 손 고문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될 경우 ‘안철수 체제’를 끝내면서 안 대표에 대한 반대파의 반감을 누르고 자연스레 통합론에도 무게를 실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동상이몽’으로 인해 오히려 親安파와 反安파가 서로 접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통합 반대파 한 초선 의원은 “反安그룹은 통합론 자체보다도 안 대표에 대한 반감과 리더십에 대한 불신이 더 큰 문제였다”라며 “안 대표가 손 고문을 내세우고 자신은 물러서면서 용단을 보이면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더 반대할 명분이 없지 않겠느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는 손 고문 스스로의 정치 재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손 고문은 지난 연초에 정계복귀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안철수 당시 후보에게 패배한 뒤 안 후보의 대선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도왔고, 대선 이후에는 가급적 현실정치와 거리를 둬오다가 안 대표가 지난 8·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당선된 뒤 손 고문에게 당의 혁신을 담당할 제2창당위원회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했지만, 손 고문은 미국 출국을 이유로 완곡히 거절한 뒤 출국했다.
손 고문의 귀국이 관심을 받는 더 큰이유는 현재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놓고 분열된 상태에서 당내에서는 손 고문이 당내 다양한 그룹의 인사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어 갈등을 조율하고 중재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손 고문이 대선 출마의 깃발로 ‘제7공화국’을 내세울 정도로 대표적 개헌론자임을 감안할 때 연말연초 개헌 정국이 무르익으면 적극적으로 정치적 행보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벌써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이 분열해 바른정당과 통합할 경우 손 고문이 통합 정당의 대표로 적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손 고문은 국내 언론과의 통화에서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 기업을 돌아보며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며 “국내 사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무슨 일을 할지는 한국에 돌아가서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