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8.06.02 11:15:01
▲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왼쪽)을 접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면담을 마친 뒤 집무동 밖에서 김 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워싱턴DC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예방을 받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親書)를 전달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겠다”고 공식적으로 말해 앞으로 10여일 후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세기의 담판‘이 벌어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 취소 선언으로 한때 흔들렸던 6·12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본궤도에 오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외에도 1953년 이후 75년간 정전상태인 한국전쟁에 대한 종전 문제도 논의하겠다고 밝혀, 이번 회담에서 남북미 정상이 참여한 가운데 종전 선언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부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는 12일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것이며 (회담은)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고 북미정상회담을 공식화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6월12일 빅딜이 시작될 것이지만 이날 사인(sign·서명)을 하지 않을 것이며,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시간을 갖고 천천히 갈 수도, 빨리 갈 수도 있지만 북한은 무언가 일어나길 희망하고 있고 그것을 만들어낸다면 대단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싱가포르에서 12일에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회담이) 한 번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한 번에 (합의가) 성사된다고 하지 않았다”면서도 “결국에는 매우 긍정적인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강조해 6·12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종지부를 찍는 합의가 나오지 않더라도 추가적 회담을 열어 이를 반드시 해결해내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종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처음으로 종전 문제를 다루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이 나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북미정상회담 계기에 종전선언을 추진하기 위한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선언 전망을 묻는 기자에게 “우리는 그것에 관해 얘기를 나눴으며 그럴 수 있다. 지켜보자”고 수차례 대답하면서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은 역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일로서 우리가 70년이 된 한국전쟁의 종전을 논의한다는 것을 믿을 수 있느냐”고 오히려 기자들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공식화하고 이를 계기로 종전선언 문제도 다룰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냈다.(자료사진=연합뉴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음으로써 북미회담으로 향하는 길이 더 넓어지고 탄탄해진 듯하다”며 “싱가포르에서 열릴 세기적 만남을 설레는 마음으로, 그러나 차분히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도 CNB뉴스와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화한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 시대가 열리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한다”며 “북미정상회담이 종전선언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은 한반도가 70년간의 정전상태를 벗어나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는 상징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