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빈방문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4일 오후 서울공항에 도착,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청와대는 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몸살감기에 걸려 이날 공개일정에 들어가 있는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접견을 비롯한 이날 열릴 예정이던 제2차 규제혁신점검회의 등 이번 주 일정을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등 과도한 일정과 누적된 피로로 몸살감기에 걸렸다. 청와대 주치의는 대통령께 주말까지 휴식을 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고 이 같이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에 아줄레 사무총장을 접견한 다음 오후 3시부터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이낙연 국무총리 및 각 부처 장관들과 신산업 분야 등의 규제개혁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모두 임박해서 취소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그러나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총리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 총리가 “규제혁신 보고 내용이 대체로 잘 준비됐으나 국민 눈높이에 더 맞춰 보강할 필요가 있다”며 회의 연기를 요청했고 문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으며,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문 대통령이 집무실에 나오셔서 이 총리로부터 보고를 받은 다음 본인도 답답하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규제혁신은 구호에 불과하다”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개혁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 보고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준비 미흡’을 이유로 회의를 취소한 것을 두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이 경제 관련 정부 부처를 강하게 다그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심지어 청와대는 아줄레 사무총장과의 접견을 불과 30분 앞두고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하기로 했다”며 발표 하면서도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는 등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있는 일이어서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따라서 춘추관 주변에서는 문 대통령이 러시아 방문을 마치고 24일에 귀국한 다음 사흘째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점 들을 직시해 두 건의 일정을 단순히 취소한 게 아니라 그렇게 하고서라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일각에서는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대화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비공개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세 번째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 하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오후 일정은 없다. (남북정상회담 등을 위해) 판문점에 갈 일은 절대 없다”고 강조하면서 와병 사실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