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1일(현지시간)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난 9월 말 워싱턴 회동 이후 두 달여 만에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29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이곳에 머무는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이 확정 될 경우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여섯 번째 양자 회담이 된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 20일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G20 정상회의 계기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 개최를 미국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한미가 양자 회담을 한다면) 시기를 고려할 때 미국 정부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내년 1월에 한다고 얘기하는 만큼 이를 준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의견을 나눌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미정상이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만나기로 추진하는 것은 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년 초에 열릴 가능성이 있는 데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 약속을 감안하면 한미정상은 앞으로 몇 달 내에 김 위원장을 잇달아 만날 공산이 있는 등 현시점이 엄중하다는 공통된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17일 파푸아뉴기니에서 가진 회담에서 북미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답방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중대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공동 평가한 바 있다.

남북 정상이 약속한 연내 종전선언이 불투명해졌지만, 내년 북미정상화담을 계기로 종전선언 이슈는 또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토대로 한 정치적 의미의 남북미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비핵화 조치를 추가로 내놓으라는 미국과 지금까지 취해온 충분한 조치에 대한 상응 조치, 특히 제재완화를 요구하는 북한의 강 대 강 대결 국면에서 북미정상회담 이전까지 접점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남북미 모두 안고 있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재안을 타진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정상 간 일정 부분의 '주고받기식' 공감대가 이뤄진다면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더욱 적극적인 소통으로 중재역을 강화할 여지가 마련될 수 있다.

따라서 북미 모두가 만족할만한 교집합을 찾아 지지부진한 북미협상의 물꼬를 트고 그 기세를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가도록 할지, 시험대에 오른 문 대통령의 중재역이 이번 정상회담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외교가의 시각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참석과 체코, 뉴질랜드를 공식방문 하기위해 오는 27일부터 5박8일 일정으로 순방길에 오른다고 김 대변인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선 오는 27일부터 28일까지 중간 기착지인 체코를 방문해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와 회담을 갖고 현지 우리 동포 및 진출기업 대표들을 격려할 예정이며, 이어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이후 동포간담회 및 주요국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과 14년 만에 한.아르헨티나 정상회담을 개최한 뒤 12월 2일부터 4일까지 뉴질랜드를 국빈방문해 펫시 레디 뉴질랜드 총독과 재신더 아던 총리를 만나고 동포간담회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