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9.02.28 18:26: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오후 회담 결렬후 숙소인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과 관련해 “바로 (경제)제재 완화 문제 때문에 회담이 이렇게 됐다”며 “북한은 완벽한 제재 완화를 요구했지만 들어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비핵화 의지가 있었지만, 완전하게 제재를 완화할 준비는 안 돼 있었다. 제재 완화를 원했지만 우리가 원했던 것을 주지 못했다”면서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를 우리에게 줘야지만 우리도 제재 완화를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이 대규모 시설임은 분명하지만 이것의 해체만 가지고 미국이 원하는 모든 비핵화는 아니다. 영변 핵시설보다 플러스알파를 원했던 것 아니냐. 나오지 않은 것 중에 우리가 발견한 게 있었다”면서 “우리가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해 북한이 놀랐던 것 같다”고 밝혔으며 ‘추가로 발견한 시설이 우라늄 농축과 같은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배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영변 핵시설 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 미사일도 빠져 있고, 핵탄두 무기 체계가 빠져 있어서 우리가 합의를 못 했다. (핵)목록 작성과 신고, 이런 것들을 합의하지 못 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대북제재에 대한 질문에 “현재 제재가 유지되고 있다. 제재가 하나도 해제되거나 완화된 게 없다”며 대북제재 고수 방침을 분명히 했으며, 회담 결렬 때 분위기와 관련해 “갑자기 일어서서 나온 것이 아니라 (회의를) 우호적으로 마무리했으며, 악수도 했고, 서로 간에 따뜻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생산적인 시간을 같이 보냈으며, 김 위원장, 북한과 계속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대화 지속 의지를 밝혔으며, 차기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다음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말을 나눈 것이 없지만 빨리 열릴 수도 있고, 오랫동안 안 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앞으로 향후 수 일 또는 수 주 동안 더 나은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바에 대해 많은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 진전이 이뤄졌지만, 끝까지 가지 못했다". 저는 더 많은 걸 요구했고 김 위원장은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우리는 서두를 게 없다”, “긴급한 시간표는 없다”면서 속도조절론을 거듭 피력하며 장기전을 기정사실화해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시간에 쫓겨 북한의 페이스에 끌려다니기 보다는 제재를 고리로 시간을 두고 비핵화를 견인하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