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9.06.29 09:40:18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 오사카(大阪)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새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5번째,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계기로 이뤄진 정상회담 이후 7개월여 만에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협력 강화 방안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두 정상은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현시점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흔들림 없는 진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데 공감했으며, 또한 북미 간 대화가 조속히 재개돼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남북 관계의 진전과 한반도평화·번영을 위한 우리측 노력에 대해 보내준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에 사의를 표하면서 4·25 러북 정상회담 등을 통해 보여준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러시아 국빈방문을 포함해 매년 푸틴 대통령과 만나 우의·신뢰 관계를 강화해오고 있으며, 이러한 고위급 교류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가 정치·경제·인적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 긴밀하게 발전하고 있음을 평가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북 안전보장이 핵심이며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해 전날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새로운 전략적 노선에 따른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외부환경이 개선되길 희망한다’는 언급과 맥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대북 안전보장이 핵심이며 상응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푸틴 대통령의 언급은 오늘 확대회담에서 있었지만, 북러 정상이 나눈 여타 대화 내용과 관련해서는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단독회담에서 깊이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은 푸틴 대통령의 지각으로 새벽 0시 36분부터 45분간의 확대회담에 이어 통역만 배석한 8분간의 단독회담으로 진행됐으며, ‘4월 북러 정상회담 당시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화 내용은 이미 한국 정부가 파악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물론 4월 회담 이후 개략적인 내용을 저희가 듣긴 했지만, 푸틴 대통령 입으로 김 위원장과 나눈 얘기를 생생하게 대통령께 전해드렸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면서 “이런 골자의 다른 내용도 있었지만, 상세히 밝히지 못함을 양해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남북대화를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최근 대북 인도적 지원을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 달성 원칙과 이를 위한 남북 및 북미 대화 진전 필요성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가급적 조속히 방한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심도 있게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은 “과거 방한 시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기에 적극 고려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