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9.06.29 15:08: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DMZ 회동’을 전격 제안한 데 대해 5시간 15분 만에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공식 제의를 받지 못했으나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는 전향적 반응을 보임에 따라 성사 가능성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 제1부상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오늘 아침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6월 29일부터 30일까지 남조선을 방문하는 기회에 비무장지대에서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와 만나 인사를 나누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보지만 우리는 이와 관련한 공식제기를 받지 못하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제1부상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대로 분단의 선에서 조미(북미)수뇌상봉이 성사된다면 두 수뇌분들 사이에 존재하고 있는 친분관계를 더욱 깊이하고 양국관계진전에서 또 하나의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수용의사를 밝혔다.
이번 담화를 발표한 최 제1부상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직후부터 사실상 김 위원장의 ‘입’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 발표는 김 위원장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풀이되며, 특히 비공식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나 발언이 아닌 공식적 절차로 제의할 경우 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여 미국 측에 김 위원장이 만날 수 있게 명분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행보가 주목되는 가운데 남한 정부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나 비공개 채널 등을 통해 북미간의 중간에서 소통로 역할을 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최 제1부상의 담화는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통해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을 포함해 아주 중요한 몇몇 회담을 가진 후에 나는 일본을 떠나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으로 떠날 것”이라며 “그곳에 있는 동안 북한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고 인사(say Hello)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사를 밝힌 지 5시간 15분 만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