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리용호 북한 외무상, 김정은 국무위원장,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판문점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양자 회동한 후 “북미는 각각 대표를 지정해 포괄적 협상을 하는데 합의했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주도로 2∼3주 내에 실무팀을 구성해 실무협상을 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북한과 미국은 이달 중으로 각각 실무팀을 꾸려 북한 비핵화와 차기 북미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한 포괄적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지휘 아래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실무협상을 책임지는 지금의 체제를 유지할 예정이지만, 북한의 대미 협상 라인업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어 북한의 협상팀이 어떻게 꾸려질지 주목된다.

다만 판문점 자유의집에서 진행된 두 정상의 단독 회동에는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함에 따라 지난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가장 가까이에서 김 위원장을 보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미 협상 책임자가 김 부위원장에서 리 외무상으로 교체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

특히 폼페이오 장관도 전날 판문점 회동 뒤 오산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의 카운터파트로 외무성을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북한의 대미 협상조직이 기존의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성으로 바뀐 정황은 확연히 드러났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실무협상을 담당할 비건 대표의 상대에 대해 “외무성 누가 될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두어명 중 한 명일 것 같다”고 말해 북측에서 누가 비건 대표의 상대로 실무협상에 나올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물론 폼페이오 장관은 ‘두어명’에 대해 부연하지 않았지만, 하노이회담에서 비건의 상대로 실무협상을 벌였던 김혁철 국무위 대미특별대표는 아닐 것은 확실시됨에 따라 김혁철을 대체할 새 인물이 대미특별대표로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9일 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지시 하에 비건 대표와 만나 북미 판문점회동을 논의한 북측 고위인사가 향후 실무협상 과정에서도 비건 대표의 상대로 나설 개연성이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이 인사는 과거 대미외교에 관여한 적이 없는 등 한미 외교당국에 생소한 인물로 알려져 대미 협상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미 외교당국은 오히려 최근 위상이 크게 높아지긴 했지만, 판문점 회동 준비를 총괄하는 등 최근 대미 외교에서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 최선희 제1부상이 비건 대표의 상대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