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9.07.26 15:21:35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조계종.천태종 등 한국 불교계 지도자 13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가진 자리에서 국내외 어려움과 관련해 “제일 큰 어려움은 역시 국민 통합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지기만 하면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 있더라도 함께 다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하나로 마음이 모이기가 참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정치적인 생각이 다르고, 지지하는 정당도 다르고, 그래서 생각의 차이가 있고 갈등이 있을 수밖에는 없는 것이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어떤 국가적인 어려움이라든지 또는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그런 일에 대해서는 함께 이렇게 마음들이 모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게 참 간절한 희망인데, 그렇게 참 잘 되지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요즘 세상사가 쉬울 때가 없지만 요즘 또 우리 국민들 아주 힘들다”며 “우선 경제가 힘들고, 그다음에 세계 경제 여건이 좋지 않고, 거기에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더해져서 당장 현실적인 피해가 생긴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께서 심리적으로 아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둬서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구축, 이 부분은 우리 불교계에서도 북한과의 교류 사업을 많이 해 주면서 정부를 지원해 주고 있지만 지금까지 남북관계나 또 북미관계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아직도 갈 길은 먼 그런 상황에 놓여 있다”며 전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불편한 심경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저는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불교와 인연은 좀 있다”며 “젊은 시절에 고시 공부할 때 해남 대흥사에서 몇 달 공부했고 서울 선림사에서도 몇 달 공부한 적 있으며, 그 후에도 마음이 어지러울 때면 절을 찾거나 불교 서적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 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작년 이맘때 여름휴가 첫 행선지로 안동 봉정사를 찾았는데, 6월에 한국 산사 7곳이 한꺼번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된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고 여름 휴가철에 외국에만 가지 말고 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찰도 찾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갔었다”며 “그런 목적과 상관없이 정말 참 좋았고, 정말 떠나기 싫을 정도로 편안한 마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제가 생각할 때 우리 한국인의 DNA 속에는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불교적인 인생관과 세계관이 깊게 배어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저 자신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불교의 화쟁사상처럼 논쟁하더라도 결국에는 하나로 화합하는 그런 교훈을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우리가 처해 있는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 또 우리 국가가 발전해 나가야 될 그 방향들, 이런 것에 대해서 우리 큰스님들께서 오늘 좋은 말씀들 많이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작금의 일본이 불분명한 이유를 내세워서 수출 규제를 한 데 대해서 우리 모든 국민들은 큰 우려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더 큰 환란도 겪은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대통령님의 큰 지도력을 따라서 함께 단결하여 이번 난국을 잘 극복하도록 노력하겠고, 대통령님께서는 지혜와 용기를 가지시고 저희들을 이끌어 주시기를 또 부탁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원행스님은 “우리 불교계에서도 일본 한일 불교우호대회를 가진 지가, 문화 교류를 가진 지가 40년 됐다. 그래서 홍파스님을 단장으로 해서 일본에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다”면서 “전국 만여 개 사찰에서 종파를 초월해서 8월1일부터 100일 동안 나라와 그리고 대통령님을 위한 기도를 올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 오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 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범해 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인선 정사, 대각종 총무원장 만청 스님, 조계종 총무부장 금곡 스님, 조계종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원경 스님, 조계종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조계종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조계종 전국비구니회 회장 육문 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 등 13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