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참석을 위해 오는 24일까지 일본을 방문하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오전 6시20분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로 출발해 8시16분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해 방일 기간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하는 것은 물론 아베 총리 면담, 정·재계 인사 면담, 일본 대학생과의 대화 등 14개 이상의 일정을 소화하는 등 2박3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일본으로 출국하기 직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본에 다녀오겠습니다. 레이와 시대의 개막을 축하드리고 태풍 피해로 슬픔에 잠긴 일본 국민께 위로의 마음을 전하겠다”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한 (일본의) 정치·경제 지도자들과 만나 한일 간 대화를 촉진하도록 말씀 나누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총리는 이번 일본 방문 주요목적으로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일본의 수출규제, 한국의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 등으로 한일 관계가 1년 가까이 악화한 상황에서 ‘한일 대화 촉진’을 꼽은 것이다.
특히 이 총리는 24일 아베 총리와의 면담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보이며, 일본의 정·재계 인사들도 만나 우호적인 한일 관계를 만들 분위기도 조성할 계획이다.
총리로서 일본을 공식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이 총리는 도쿄 특파원을 지냈고 의원 시절 한일의원연맹 수석부회장 등을 맡아 일본과 꾸준히 인연을 이어오면서 국내 대표적인 ‘지일파’ 정치인으로 꼽힌다. 앞서 이 총리는 일본 정·재계에 발이 넓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만나, 면담할 인사들에 대한 최근 정보를 나누기도 했다. 이 총리는 일본 방문을 마친 뒤 24일 저녁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이 총리는 출국에 앞서 성남 서울공항에 환송 나온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일본대사와 만나 “이번 단 한 번의 방문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리라 기대하지 않지만 그래도 한발짝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총리실 관계자들이 전했다.
대통령이나 총리가 해외를 방문할 경우 한국에 주재하는 해당 나라의 대사가 환송하는 것이 관례로서 나가미네 대사의 환송도 이런 차원에서 이뤄졌으며, 이 총리와 나가미네 대사는 20여분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나가미네 대사에게 ?상왕(아키히토 전 일왕)의 즉위식에 특파원으로서 취재했는데 이번에 정부 대표로 직접 참석하게 됐다. 귀한 인연으로 방문하게 돼서 영광“이라고 말한 뒤
이어 지난해 3월 브라질 세계물포럼에서 나루히토 일왕(당시 왕세자)을 만난 경험을 거론하며 “그 따뜻함, 친근함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레이와 시대에 일본 국민이 행복하고 활기차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총리는 “즉위식을 갖는 천황께서 한국에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생각된다. 한일 관계가 조화롭고 성숙한 관계가 되길 기원한다. 양국 관계에 여러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두 나라가 지혜를 가지고 잘 관리해 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나가미네 대사는 “천황 즉위식에 방문해주셔서 감사하며, 어제부터 도쿄에 외빈들이 속속 들어오며 즉위식 환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이 총리께서는 일본에서도 잘 알려지신 분이며, 특히 일본 언론에도 이번에 방일 소식이 널리 보도됐고 지일파 한국 총리에 대해 기대가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나가미네 대사는 “총리의 방일 일정을 보니 일본을 참 잘 아는 분의 일정으로, 이 총리다운 일정”이라며 “이번에 가셔서 두루 만나 교류하시고 좋은 성과를 거둬오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