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19.10.25 09:48:52
이낙연 국무총리는 2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일관계가 개선돼서 두 정상(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이 만나면 좋지 않겠느냐”라고 한일 관계 개선 과정에서 정상회담 개최가 이뤄지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듣기만 할 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2박 3일의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공군 1호기(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서 정상회담이 거론됐느냐’는 질문에 “거론됐다는 것까지는 말씀드릴 수 있다. 정상회담에 대한 저의 기대감을 가볍게 말씀드렸다”면서 “시기나 장소에 대한 언급 없이 저의 기대를 말했다”고 구체적인 말을 아꼈다.
이어 이 총리는 ‘아베 총리의 반응이 무엇이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들으셨다”고만 밝혀 별도 답변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특히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전달한 친서에 11월 예정된 다자회의 계기로 한 정상회담 제안이 포함됐다’는 취지의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친서를 제가 소개해드릴 순 없지만 제가 실무선에서 쓴 초안 단계에서 봤을 때 숫자는 없었다. 더 말씀드리지 못하는 것도 이해해 달라. 제가 알기로 요미우리는 상당히 앞서간 것 같다”고 일축했다.
그리고 이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11월 정상회담 추진을 건의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정상회담에 관해서는 제가 언급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얼음장 밑에서도 강물은 흐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총리는 이번 방일 성과에 대해 “현안에 관해 말씀드리면 여전히 상황은 어렵게 얽혀 있으나 제가 이틀 전 이 비행기를 타고 있었을 때에 비하면 지금 이틀 전보다는 희망이 조금 더 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아베 총리가 ‘상황을 이대로 둬선 안 된다’, ‘당국 간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 ‘여러 분야의 소통이 필요하다’고 한 말씀은 약간의 변화라고 저는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그동안 비공개로, 간헐적으로 이어져 온 대화가 이제 공식화됐으며, 아베 총리의 발언 속에서 정식으로 인정받았고 ‘(대화가) 지속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으니 공식화됐다는 것”이라면서 “이번 방일을 통해 보통의 일본 국민의 마음의 문을 조금이라도 다시 열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 점에서 조금의 변화라도 생길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아베 총리가 말씀을 시작하면서 ‘일본에 대해 많이 아시는 이 총리께서 와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했고, 저와 작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나는 등 개인적 인연을 언급해주신 것을 작지만 배려라고 생각했다“며 ”이야기를 하는데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마음을 써주셨다고 생각하며, 회담하는 동안 아베 총리의 배려를 느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