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0.01.20 16:44:39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올해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새해 들어 우리 경제가 나아지고 반등하는 징후들이 보이며, 수출 호조가 눈에 띄고, 위축됐던 경제 심리도 살아나고 있다”면서 “정부로서도 민생 경제의 희망을 말할 수 있어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정부는 이런 긍정적 흐름을 적극 살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연초부터 1일 평균 수출이 증가로 전환됐다”며 “1월에는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짧아 월간 집계로는 알 수 없지만, 2월부터는 월간 기준으로도 증가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주력 제조업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게 큰 힘이며,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세계 업황이 개선되고 있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좋아지고 연간 수출 실적도 증가로 반등할 것이라는 게 대다수 연구기관의 대체로 공통된 예측”이라며 “자동차 산업은 작년 수출 물량이 조금 줄었지만 SUV·친환경 차량 등 고가 차량 수출 호조로 수출액이 늘었으며, 올해 이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조선업은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대부분을 수주하며 2년 연속 세계 1위 수주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가 작년보다 5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향후 2∼3년간 생산·고용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통관 기준으로 집계되는 수출액도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수출품목이 신산업과 5G 연관산업, 2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다변화되고, 신북방·신남방 지역으로 수출시장이 확대되는 것도 우리 경제의 좋은 흐름”이라고 진단하면서 “소비자심리지수가 2개월 연속 기준값 100을 넘어 경제회복에 대한 국민 기대가 높아지고 있고, 기업·소비자의 심리를 종합한 경제심리지수도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실물경제의 바로미터가 되는 주식시장이 살아나는 것도 우리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투자·내수·수출 진작을 통해 경제활력을 힘있게 뒷받침하고 규제 샌드박스 성과를 더욱 확대해 나가면서 데이터 3법 통과를 발판으로 규제혁신에 한층 속도를 내겠다”며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신산업 육성에 더욱 힘을 쏟고 혁신 창업 열풍을 확산해 경제에 역동성을 불어넣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이 같은 발언은 작년 연말까지 주춤했던 수출이 반등세로 돌아서고 경제 심리도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경제활력 제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정오부터 1시간 30분 동안 정세균 국무총리와 오찬을 겸한 첫 주례회동을 갖고 경제활력 제고 방안과 사회적 대화, 협치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청와대 한정우 부대변인이 전했다.
한 부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서면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정 총리는 경제 활력 제고와 관련하여 규제혁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구체적인 규제혁신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밝히면서 “특히 정 총리는 올해 빅데이터, 바이오·헬스, 공유경제 등 신산업 분야 빅이슈 해결에 중점을 두고 적극적 갈등조정, 규제샌드박스 고도화 등 가용한 모든 역량을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 총리는 “규제혁파가 현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공직사회 변화가 절실함을 강조하고, 적극 행정의 현장 착근을 위해서도 각별히 노력하겠다”고 설명했으며, 이에 문 대통령은 “곧 대한상의에 규제샌드박스 접수창구가 개설될 예정이며. 이 창구가 국민과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 과정에서 실효성과 속도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총리는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부’를 국정운영의 주안점으로 삼겠다고 보고하면서 이를 위해 ▲획기적 규제혁신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통한 경제 활력 회복(경제 총리) ▲협치 모델을 활용한 사회 갈등 해소와 당·정·청 소통 활성화 등을 통한 국민통합 강화(통합 총리) ▲적극행정 문화 정착 등 공직사회 혁신(혁신 총리)을 앞으로의 국정운영 방향으로 보고했다고 한 부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정 총리가 사회갈등 해결을 위한 새로운 협치 모델인 ‘목요 대화’를 운영하며 경제계·노동계·정계 등 다양한 분야와 폭넓은 대화를 나눌 계획이라고 보고하자, 문 대통령은 이에 관심을 보이며 “정 총리가 ‘목요 대화’를 의지를 갖고 꾸준히 운영해 줄 것”을 당부했으며 “‘목요대화’가 새로운 협치와 소통의 모델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이낙연 전 총리와도 매주 주례회동을 해왔으나 비공개를 원칙으로 했음에도 이날 회동결과는 언론에 공개했다는 점에서 정 총리가 ‘책임총리’로서 국정을 끌고 나가는 데에 힘을 싣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