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0.04.27 16:44:01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선언 2년을 맞은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을 통해 “가장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남북협력의 길을 찾아 나서겠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남북협력의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협력과제”라고 제안했다.
우선 문 대통령은 2년 전 판문점선언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의 감동과 기억이 생생하다. 두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은 전쟁없는 평화로 가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면서도 “그로부터 지난 2년은 ‘평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하게 하는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기대와 실망이 반복됐고, 그때마다 인내하며 더딘 발걸음일지언정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온 기간이었다”며 “판문점선언의 실천을 속도 내지 못한 것은 결코 우리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국제적인 제약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년 전인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첫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완전한 비핵화 실현을 공동의 목표로 확인한 판문점선언을 채택한 데 이어 두차례의 추가 남북정상회담을 비록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차례 북미정상회담, 지난해 6월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등이 이어지며 한반도 평화가 무르익는 듯 하다가 무산돼 버렸다.
따라서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 2월 북미 정상의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 간 비핵화 대화의 교착 국면이 장기화하는 등 남북협력을 위한 각종 노력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등에 막힌 현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
한편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코로나 바이러스와 불편한 동거를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경계심을 풀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인류가 아직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고 백신과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았다.소수 확진자도 언제 집단감염의 뇌관을 건드릴지 알 수 없다”면서 “해외 상황이 여전히 진정되지 않았고, 올가을에 2차 유행이 올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도 있다. 국민이 철저한 방역 수칙을 계속해서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우리의 방역 모델을 국제 사회가 호평하며 ‘K 방역’이 세계 표준이 되고 있으나 한발 더 나아가야 한다”며 “바이러스와 싸우면서도 일상으로의 전환도 성공적으로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언급은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명 내외로 줄어드는 등 코로나19가 진정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가 약해지는 동시에 방역 태세가 급격히 느슨해질 경우 확진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방역과 일상의 공존을 어떻게 해낼 것인지 세계는 이번에도 우리를 주목하고 있다. ‘K 일상’이 또 다른 세계의 표준이 되고 모범이 되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 나가자”면서 “우리가 복귀할 일상은 과거와 다른 낯설고 새로운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방역 지침과 수칙을 지키면서 일상적 사회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새로운 실험”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방역과 일상을 함께 잘하려면 국민의 협조와 참여 이상의 비결이 있을 수 없다. 정부는 위대한 국민을 믿고 새로운 일상을 촘촘히 준비하겠다”면서 “경제 회복의 기회도 세계에서 가장 앞서서 살려 나가겠다. 위기를 가장 빨리, 모범적으로 극복해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굳건히 세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