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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CEO] 현대기아차 강타한 코로나 위기…정의선의 승부수는?

‘포스트코로나’ 선제대응…미래차 신기술로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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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정의식기자 |  2020.06.08 09:27:49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팬더믹으로 글로벌 자동차업계가 직격타를 맞은 가운데 현대기아차 역시 해외 판매 부진으로 위기를 맞았다. 경쟁사보다는 형편이 낫다지만 여전히 앞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행보가 남다르다. 남들이 주춤할 때 전기차,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신기술을 대거 확보하고, 주요 대기업들과의 협업 강화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표주자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CNB=정의식 기자)

‘폭망’ 글로벌 車업계, 잘 버틴 한국
테슬라·현기차만 ‘회복 탄력성’ 높아
삼성·한화 총수 만나 협력 ‘잰 걸음’


자동차산업은 항공업, 여행·숙박업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계다. 1분기에 주요 자동차 업체의 실적은 대거 악화됐고, 특히 유럽과 미국 시장 비중이 큰 업체들의 실적이 급감했다. 두 지역이 코로나19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탓이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기업은 FCA(피아트크라이슬러)와 GM이다. FCA는 1분기에 18억달러(약 2조200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5.1%나 감소했다. GM은 1분기에 2억9400만달러(약 360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6.7% 줄어든 수치다.

다른 기업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포드, 혼다, 닛산 등이 적자전환했고, 토요타, 폭스바겐, 다임러도 각각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8%, -62.4%, -57.6% 줄었다.

 

주요 완성차 업체의 1분기 실적 상황.(자료=현대차증권)

현대차와 기아차도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현대차는 1분기에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5.6% 늘어난 25조3194억원의 매출액과 4.7% 늘어난 863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55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1% 줄어들었다.

분기 판매량도 줄었다. 2011년 3분기 이후 9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대 이하인 90만3400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1.6% 줄어든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13.5% 감소한 15만9100대가 판매됐고, 해외에서는 11.1% 줄어든 74만4300대가 판매됐다.

기아차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기아차의 1분기 매출은 14조566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445억원으로 25.2%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2660억원으로 59.0% 급감했다.

분기 판매량은 64만8685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1.9%) 줄었다. 국내 판매량은 1.1% 늘어난 11만6739대를 팔았지만, 해외에선 2.6% 줄어든 53만1946대를 판매했다.

코로나 위기 이후 ‘승자’될 가능성

2분기에도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완성차업계 경쟁사보다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 따르면, 4월말 기준 미국, 유럽, 인도 완성차업계의 가동률은 10% 내외다. 다만,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피해가 적었던 아시아 자동차업체들의 가동률은 80% 이상 수준으로 회복세를 띠고 있다. 이 중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차는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회복 탄력성이 높은 완성차업체로 지목되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업계의 글로벌 수요 부진이 시작된 올 1분기 이후 주요 완성차업체 중 전년 대비 매출 증가와 영업이익 상승을 동시에 기록한 업체는 테슬라와 현대차 뿐이다. 기아차는 1분기에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2019년 1분기의 1회성 통상임금 환입으로 인한 기저효과 2800억원을 제외할 경우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41%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세 업체가 남다른 실적을 받을 수 있었던 원인으로는 경쟁업체 대비 높은 대기수요가 유지된 점과 이를 통해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 확장이 계속된 점, 안정적인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점 등이 제시됐다.

 

코로나19 이후 올 1분기 주요 완성차업체 전년대비 매출액 증가 추이.(자료=메리츠증권)

실제로 2분기 들어 현대차와 기아차는 경쟁사 대비 양호한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해외 판매는 반토막났지만 내수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현대차의 5월 해외 판매는 21만7510대로 작년 동월보다 39.3%나 줄었지만, 국내 판매가 7만810대로 4.5% 늘어 실적 악화를 방어했다. 기아차 역시 5월 해외 판매가 10만9732대로 전년 동월 대비 44.0% 감소했지만, 국내 판매는 5만1181대로 19.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포스트 코로나’ 회복기의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8년 말부터 새로운 플랫폼과 디자인 코드, 파워트레인에 기반한 신차들을 출시하기 시작한 현대기아차가 한국 시장에서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 유럽 시장에서도 지속적 점유율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SUV, 럭셔리 중심의 신차효과 호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자율주행 등 신기술에 100조 베팅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현대기아차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3월 19일 정몽구 회장의 현대자동차 이사회 의장직을 물려받았다. 앞서 지난 2월 25일에는 그룹 계열사 현대제철의 사내이사직을 공식 사임했다. 이는 정 수석부회장이 현대차그룹의 핵심인 자동차 부문의 책임경영에 한층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표명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이후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차 기술력 강화 전략과 이를 위한 국내외 대기업들과의 협업 전략에 매진하고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 내세우는 건 미래차 기술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다. 르노가 직원 1만5000명을 감원하고, 닛산이 한국 철수 및 스페인 바르셀로나공장 폐쇄를 추진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긴축과 구조조정에 바쁘지만 현대기아차는 미래차 기술력 강화를 위한 공격적 투자를 계속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EV 콘셉트카 45.(사진=현대차)

앞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 미래전략 ‘2025 전략’을 발표하면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 도약을 선언한 바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2020년을 미래시장을 향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전동화, 수소전기차,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로봇,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에 연간 20조원씩 5년간 10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44종을 운영하고,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전기차 전용 모델로 채울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전기차 판매량 세계 4위 수준이지만, 내년 1월부터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으로 생산한 전기차를 내놓고 이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것. E-GMP는 현대차의 NE(개발코드명)와 기아차의 CV(개발코드명) 등 준중형 크로스오버차량(CUV) 모델에 탑재된다.

자율주행 분야도 앱티브 사와의 미국 합작법인을 통해 2023년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이며, 모빌리티 서비스는 올해부터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지역에서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한다.

삼성 이재용, 한화 김동관과 만나 ‘협업’ 논의

신기술 확보를 위한 협업 행보도 바쁘다.

지난달 13일 정 수석부회장은 충남 천안의 삼성SDI 사업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격 회동을 가졌다. 두 3세 경영자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종합기술원이 최근 발표한 1회 충전 주행거리 800km 수준의 전고체 배터리 혁신기술과 관련된 협력을 논의했다는 전언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하는 차세대 기술로, 현재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안전성과 용량 측면에서 우세하다. 그간 현대기아차는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의 배터리를 탑재해왔으나, 이번 회동으로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가 채택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재용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1월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2019 기해년 신년회에서 대화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뿐만이 아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29일 한화그룹 3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을 만나 손을 잡았다. 현대차그룹과 한화큐셀이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공동 개발 및 글로벌 사업 전개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한 것. 양측의 협력이 현실화되면 현대기아차의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를 재활용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GS칼텍스와 수소충전소 사업 분야에서 협력 중이며,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국내 주요 물류업체들과는 전기화물차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그룹 내부 뿐 아니라 외부와의 활발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면서 “외부의 다양한 역량을 수용하는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겠다. 우리의 혁신과 함께할 기술과 비전, 인재가 있는 곳이라면 전세계 어디라도 달려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NB=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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