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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이어 볼턴까지...대응 나선 靑, 한미 갈등으로 번지나

“볼턴, 사실 크게 왜곡. 美정부 조치 취해야”…서둘러 선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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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심원섭기자 |  2020.06.23 09:49:02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해 7월 청와대에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정 실장은 볼턴의 회고록에 대해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으로부터 연일 모욕적인 발언 공세를 받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까지 공개되면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청와대는 23일(현지 시각) 출간될 볼턴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내용과 관련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볼턴이) 자신의 관점에서 본 것을 밝힌 거다. 정확한 사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라며 선긋기에 나섰다.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22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회고록을 두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한미 정상 간 협의를 자신의 편견을 바탕으로 왜곡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볼턴 전 보좌관의 카운터파트였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이날 “상당 부분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며 “정부 간 상호신뢰에 기초해 합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외교의 기본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반발은 남북미 정상 사이에 이뤄진 비핵화 과정을 두고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서술된 내용들이 가져올 후폭풍을 방관할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회고록 속에 담긴 내용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노력을 심각하게 폄훼하고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백악관을 배경으로 18일(현지시간) 촬영된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의 표지.(워싱턴 AP=연합뉴스)

볼턴 전 보좌관은 지난해 판문점에서의 남북미 정상회동 후 북미정상회담을 제안한 문 대통령의 생각을 ‘사진 찍기용’으로 규정했다.

 

남측이 제안한 종전선언 구상을 북한이 신경 쓰지 않았다고 적었고, 영변 핵시설 해체 의지를 비핵화의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본 문 대통령의 판단을 ‘정신 분열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 내에서는 현직을 떠난 볼턴 전 보좌관의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를 방치했을 때 회고록의 내용이 진실이 돼버리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으로 남북 간 긴장이 고조하는 시점이라는 점도 서둘러 선긋기에 나선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 핫라인이 가동되지 않는다’고 했다는 대목 등은 남북 관계에도 분명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대화 기조를 포기하지 않은 문 대통령으로서는 사실상 원점부터 북한과의 신뢰를 복원해야 하는 난관을 맞닥뜨린 만큼 제3자인 볼턴 전 보좌관의 정제되지 않은 주장에 확실하게 선을 긋고자 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장기적 관점에서 비핵화를 비롯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한미동맹이 필수적인 만큼 양국의 신뢰를 훼손하는 같은 종류의 행태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는 23일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참모들이 그 직을 수행하면서 정상 간 대화 또는 외교 관계에 있어서의 협의 과정을 밝히지 않는 것이 의무다”며 “이러한 비밀준수 의무가 있음을 볼턴 본인도 알고 있음에도 기본을 망각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지난해 6월30일 판문점 회동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모두 문 대통령이 북미회당에 끼어드는 것을 거부했다는 주장에 대해 “볼턴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주장한 것”이라며 “판문점 회담 당시 상황을 화면을 통해서, 보도를 통해서 살펴보면 볼턴의 역할이 뭐였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리고 이 관계자는 볼턴 전 보좌관이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조현병 환자 같은 생각들(schizophrenic idea)'이라고 막말을 한 대목에 대해서도 “(볼턴) 본인이 그럴 수도(조현병 환자 같을 수도)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맞받았다.

 

(CNB=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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