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옥환기자 |
2020.06.24 14:53:36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감염증의 재확산 우려와 함께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하는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 오는 3분기 부산지역 제조업은 최악의 경기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는 24일 지역 주요 제조기업 25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3분기 부산 제조업 경기전망’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부산상의는 최근 지역 주요 제조업체에 FAX를 통한 자기 기입식 설문조사를 추진했다. 대략적인 조사 내용은 ▲전반적 체감경기 ▲매출·영업이익 등 전망 ▲주요 업종별 전망 ▲최근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 모니터링이다.
조사에 따르면 올 3분기 부산 제조업의 체감경기를 가늠하는 경기전망지수(BSI)는 ‘5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과거 IMF 외환위기로 기업이 줄도산 위기에 놓였던 지난 1998년 3분기 ‘48’ 이후 최저 수준인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전망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그 미만이면 경기 부진을 의미한다.
경영 부문별로도 매출 전망지수가 53을 기록한 데 이어 영업이익도 54에 그쳤다. 특히 매출 감소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며 자금조달 여건 또한 악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업종별로도 모든 조사업종에서 전례 없이 낮은 경기 수준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수요 위축과 불황에 따른 전후방 연관 산업의 수요 감소로 매출과 가동률이 급감하는 지역 부품 소재 기업은 최악의 시즌이 예고된다.
먼저 1차 금속은 전후방산업 수요의 감소로 3분기 전망지수가 19에 그쳐 지역 제조업 가운데 업황이 가장 나쁠 전망이다. 자동차부품업도 해외 완성차 공장의 생산 중단, 르노삼성차 로그 위탁생산 종료와 추가 수출 배정이 지연되며 전망지수고 26에 머물렀다.
이에 앞선 2분기 지역 제조업의 경영 성적도 대부분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부산상의 조사업체의 68.8%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분기 경영 상황이 1분기보다 더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방위적 피해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조사 기업의 76%는 대응 여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제조업 위기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자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했거나 추진하고 있다는 기업이 24%에 그쳤다는 것이다.
지역 제조업이 요구한 코로나19 대응 지원 방안으로 ‘고용안정 정책’과 ‘금융·세제 감면’ 지원이 각각 32.4%와 30.8%로 높았다. 이어 ‘내수 활성화’가 19.6%, ‘투자 활성화와 규제 개선’ 8.8%, ‘해외 마케팅 지원’ 8.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기업인 사이에서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더 걱정이란 말이 이번 조사를 통해 현실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하며 상반기 수주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제조업 부문에서 타격이 본격화하고 있다”며 “이에 당장 하반기 생산 활동과 고용시장부터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기업이 장기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금융과 세제 지원 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고용유지 지원 요건을 전향적으로 완화하는 등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