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176석의 거대 여당을 이끌 차기 당 지도부를 뽑는 8·29 전당대회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비대면으로 치러지게 된 상황에서 전국적인 호우 피해까지 겹쳐 좀처럼 분위기가 뜨지 않는 등 흥행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사태로 현장이 아니라 온라인 중심의 유세가 이뤄지고 있는데다 후보 간 차별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일부 연설의 생중계 실시간 접속자는 한때 100여 명에 불과할 정도로 ‘흥행 참패’를 기록하고 있다.
전당대회가 단순히 지도부를 뽑을 뿐만 아니라 세를 과시하고 지지층을 결집하는 역할도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집권여당의 ‘초라한 당권 레이스’라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 민심마저 이탈하고 있어 민주당이 ‘컨벤션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초 민주당 전당대회가 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비대면)로 진행되는데다 부동산정책 실패,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등 악재가 줄줄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지지층을 결집할 뿐 아니라 당세를 확장할 수 있는 컨벤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지도부에서도 심혈을 기울이는 행사였으나 이 같은 요인으로 인해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어 민주당 내부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흥행에 실패한 가장 큰 요인으로는 '굳어진 대세론'이 손꼽히고 있다. 과거 전당대회는 여러 후보들이 팽팽한 대결을 펼치면서 흥행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에는 ‘어대낙’(어차피 대표는 이낙연)'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 경선의 흥미가 반감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미래통합당과의 서울지역 지지율이 역전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달 27~3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7월 5주 차 주간집계 결과, 서울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은 33.8%, 미래통합당은 35.6%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전당대회로 이슈 몰이에 성공하기보다 언택트 기조로 조용한 전당대회가 이어지면서 다른 이슈에 덮어지고 있는 측면은 있다”면서 “부동산 이슈 등으로 인한 수도권 민심에 이탈 자체에도 우려가 있지만 새로운 지도부가 선출되면 다시 지지율 회복을 위한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9월 정기국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오는 29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날짜는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지난 8∼9일로 예정됐다가 호우 피해로 연기된 호남 지역 합동 연설회 일정 조정에 나섰다.
따라서 충남·세종·대전(14일), 충북(16일), 경기(21일), 인천·서울(22일) 합동 연설회 일정은 그대로 진행하되, 연기된 호남 일정을 주중 빈 날짜를 활용해 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17일도 하나의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민홍철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10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 연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머지 일정과 관련해 오늘 선관위원들의 의견을 들어볼 예정”이라며 “연기된 일정을 소화할 예비 날짜를 확인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