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0.08.21 10:37:28
더불어민주당의 8·29 전당대회가 전례없이 강하게 몰아친 수해를 비롯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외부 요인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이낙연 당 대표 후보가 코로나19 확진자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2주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김부겸 후보는 전대 연기까지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흥행 부진의 우려를 안고 출발한 전대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형식을 대폭 변경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이 후보가 오는 31일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당 대표 후보간 TV 토론회도 줄줄이 취소되는 등 사실상 선거운동 자체가 어려워지자, 경쟁자인 김 후보가 오는 29일로 예정된 전대 일정을 미뤄달라는 초강수까지 든 것.
김 후보는 이 후보를 추격하고 있는 입장에서 가뜩이나 시간이 흘러 마음이 급한 상황에서 당원들과 국민들에게 알릴 기회인 토론회 일정 취소 등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급기야 이 후보의 자가 격리 소식까지 전해지자 토론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전대일정 연기를 요청, 시간을 벌려는 초강수를 뒀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김 후보 선거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21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당대표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원과 국민의 알 권리로서 당대표에 도전하는 세 후보 모두 공평하게 자신을 알릴 기회를 부여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특히 자가 격리 중인 이낙연 후보도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당대표 선거에 큰 차질이 빚어진 만큼 당전대위와 선관위에 선거 일정 중지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후보 측도 대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장 지난 19일 예정돼 있던 ‘100분 토론’을 대체하기 위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운영 비전을 담은 14분 분량의 동영상을 올린 데 이어 이날 저녁 유튜브 채널 ‘박주민TV’에서 혼자서라도 100분 토론을 생중계로 열기로 하는 등 SNS 선거운동을 한층 활발히 벌이는 모습이다.
한편 자가 격리 중인 이 후보는 20일 페이스북에 “오랜만에 쉬어서 몸은 편안하다. 그러나 마음은 편치 못하다”며 자가격리 사흘째 근황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이 후보는 전염병 대응과 관련한 별도의 글을 통해 “검사회피, 진찰거부, 병원탈출, 방역을 방해하거나 혼란케 하는 유언비어 등 방역 저항 행위를 강력하고 신속히 처벌해야 한다”며 구상권 근거 규정, 무관용 원칙 적용 등을 촉구했다.
또한 김 후보가 제시한 전대 연기 주장에 대해 이 후보측 한 관계자는 21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김부겸 후보측의 전당대회 연기 요청은 국내 정치사상 전례없는 일로서 자칫하면 우리 당이 흔들리는 모습을 국민께 노출하는 부담을 안게된다”며 “절대로 당이 코로나19로 인해 흔들리는 모습은 국민들께 보여주지 않아야 한다는 게 이 후보 선거캠프의 견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당 선관위는 20일 오후 후보들과 간담회를 열어 향후 선거운동 방식 등을 논의했으나, 전대 연기를 주장하는 김 후보 캠프 측에서는 불참했다. 당은 ‘전대 연기론’에 회의적인 입장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 전준위 관계자는 21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김부겸 후보측에서 요구하는 전당대회 연기는 혼란만 초래한다”며 “이미 비대면 방식으로 전대를 준비해왔기 때문에 방법적인 부분만 보완하면 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