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기자 |
2020.08.27 11:01:02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오는 8·29 전당대회를 끝으로 2년의 임기를 채우며 전임 추미애 대표(현 법무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임기를 채운 당 대표로 이름을 남기고 30여년의 정치 인생을 마무리한다.
이 대표는 재임기간 특유의 까칠한 리더십을 초지일관 유지했으며, 특히 고도의 정치 감각으로 안정적으로 당을 관리하면서 지난 총선에서는 측근들이 대거 탈락했지만 끝까지 ‘시스템 공천’을 관철시켜 180석의 총선 압승을 이끈 것도 그의 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관련 당 한 핵심관계자는 27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이해찬 대표의 구체적인 리더십이 코로나19 사태로 어수선해 제대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집권여당을 큰 잡음 없이 이끌며 지난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유례없는 석권한 것은 대단한 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노무현 정부 때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깊은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긴밀한 당·청 관계를 유지하기도 했지만 일각에서는 당내 소수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아 당청 관계가 수직적으로 굳어지고, 당내 언로도 경직됐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해 7월 4일 의원총회 당시 4선인 강창일 의원이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한일 정부를 싸잡아 비판하자 좌중에 있던 이 대표가 양 검지를 엇갈려 ‘엑스’(X) 표시를 만들어 보인 것이 대표적 장면으로 꼽히고 있고, 특히 금태섭 전 의원이 20대 국회 때 당론으로 추진된 공수처 설치 법안에 기권표를 던진 후 낙천되고 당의 징계를 받은 사례들을 지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에 관심을 가져달라”며 “누가 선출되더라도 당을 든든히 이끌어주리라 확신한다”고 주장했으며, 이날 저녁 여의도에서 최고위원들과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었으나 취재기자가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되며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일정을 취소했다.
이 대표는 퇴임 후 당분간은 별다른 계획 없이 세종시와 여의도 사무실을 오가며 자서전 집필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 안팎에선 정치 일선에선 물러나지만 ‘친노’ 원로이자 당내 상당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다음 대선까지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