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인 국민의힘(미래통합당의 새 당명)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후보 추천위원 선임을 미루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가 출범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는 뜻을 밝혀 주목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은 2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언제까지 국민의힘의 협조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공수처법을 개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수처장 추천위원 7명 중 4명을 여야가 각각 2명씩 나눠 추천하도록 돼 있는 법을 개정해서라도 공수처 출범을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달 21일 국민의힘의 전신 미래통합당에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지만, 국민의힘은 끝내 추천하지 않았다.
공수처장 후보를 선임하기 위한 추천위는 법무부 장관·법원행정처장·대한변호사협회장 등 당연직 3명에 더해 국회 교섭단체인 민주당 및 국민의힘이 추천한 4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되며, 민주당은 지난 7월 2명의 추천위원 명단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야당이 추천위원을 기한 내 추천하지 않을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후보 추천 권한을 없애거나 다른 비교섭단체 야당에게 권한을 주는 방안 등을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선임을 미루고 있는 국민의힘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하고 나선 것이다.
법사위 소속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공수처법 개정안의 경우 여야 각 2명인 추천위원 몫을 ‘국회 몫 4명’으로 바꿔 야당이 위원 추천을 하지 않는 것으로 추천위를 무력화시키지 못하게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공수처장 후보 추천 요건인 ‘위원 7명 중 6명 동의’를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낮췄다.
한편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 문제는 개혁 입법의 중요한 사안”이라며 “법사위원들을 중심으로 논의된 결과를 지도부에서 잘 검토하고, 속도나 방식은 차후 논의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