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 열릴 예정인 김경수 경남지사의 '드루킹' 항소심 선고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권 구도를 가를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재판 막바지 새로운 증언들이 나오면서 김 지사의 무죄 가능성이 다소 커졌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당 일각에서는 만약 김 지사가 무죄판결로 살아날 경우,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양강 구도가 뿌리부터 흔들리며 대권 판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빅뱅’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여권 최대 주주인 친문(친 문재인) 진영의 지지세를 업은 확실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김 지사가 무죄선고를 받고 정치적 족쇄를 벗어난다면 친문의 구심으로 역할을 담당하면서 단번에 지지도 조사에서 5% 안팎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도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해 최근 친문계의 심상치않은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 주목된다. 50여명의 친문계 의원들이 대거 참여하는 매머드급 싱크탱크가 이달 중순 발족한다는 것.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도종환 의원을 초대 원장으로 친문 의원 중심의 사단법인 ‘민주주의4.0 연구원(가칭)’은 오는 22일 창립 세미나를 개최한다.
표면적으로 이 모임은 문재인 정부와 그 이후의 중장기 국가 과제를 연구하고 실현 가능한 정책을 개발하는 것 등이 목표지만 내년 대선 후보 경선 등의 정치 일정을 고려해 본격적으로 세력화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연구원 창립회원으로는 홍영표 전해철 김종민 황희 김영배 정태호 의원 등 친문 핵심을 비롯한 의원 50여명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은 여의도 국회 앞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전문 연구인력 고용 등을 위해 1인당 500만~1천만원 정도를 갹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지지율이 박스권에서 정체되자 친문 적자인 김 지사의 드루킹 2심 판결과 맞물려 이른바 ‘부엉이’로 불리는 친문 핵심 그룹이 세력화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따라서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지지율이 1위 자리를 놓고 박스권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정체 국면인 상황에서 재판 결과에 따라 김 지사가 제3의 후보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4월 총선 당시 지지율이 때 40%를 기록했던 이 대표의 지지율은 계속 하락, 최근 20% 초반에 머무는 상황이며 이 지사의 경우 상승세를 타다 25% 이하 박스권에 갇힌 흐름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연말연초 개각과 맞물려 정세균 총리까지 여의도에 복귀할 경우 대권 레이스가 조기 점화하며 '단독 선두' 주자가 없는 혼전 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2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6일 판결에서 김경수 지사가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이 대표와 이 지사의 지지자를 7 대 3 비율로 빼앗아오면서 결과적으로 당장은 이 지사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볼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다른 수도권 한 중진의원은 “대권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후보 본인의 의지인데 김 지사는 아직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면서 “재판 결과가 대권 구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김 지사가 2심 판결을 완전히 뒤집지 못한다면 친문 지지가 이 대표에게 향하며 이 대표가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