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 대선에 따른 전환기에 한미관계와 한반도 상황 관리를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초청으로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워싱턴D.C.를 방문해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양국 장관은 그동안 화상회의와 전화로 여러 차례 소통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실제 얼굴을 맞대고 회담을 한 것은 지난 2월 15일 독일 뮌헨이후 처음이다.
이번 회담은 지난 10월 초로 추진했던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취소되고, 이에 폼페이오 장관이 강 장관을 초청해 이뤄지게 됐다.
양국 장관은 한미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지속해나감으로써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 한미 동맹 강화를 위한 공조 방안 등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할 예정이며, 특히 지역·글로벌 정세 등 상호 관심 사항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확정될 경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와 방위비 등 현안을 논의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강 장관은 이번 방미를 계기로 미국 의회와 학계 주요 인사 등과도 만나 한반도 및 지역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과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해 지속적인 지지와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아직 미 대선 결과가 트럼프 대통령의 소송전 등으로 불투명한 상황에서 외교 관례를 고려해 바이든 캠프 인사와 공식 접촉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내년 1월 출범할 바이든 정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주변 인사들을 통해 동향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외교부 소식에 정통한 한 인사는 6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외교장관이 미국을 방문하면 통상 행정부 주요 인사들 뿐만 아니라 정치권 중요 인사들도 두루 만나서 소통한다”며 “이번 미국 방문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는 이미 바이든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바이든 측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 등의 개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긴 했지만 혼란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국회 외통위에서 “민감한 시기에 가는 것은 맞지만 어쨌든 잘 조율되고 유익한 방미가 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번 방미에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강 장관을 수행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한미 북핵협상 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방미를 계획하고 있고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