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을 누구로 정할 것인가를 놓고 여야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공수처장 후보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단 출신 전직 판사에서부터 ‘마지막 중수부장’이었던 전직 특수통 검사까지 총 11명의 법조인이 추천된 상태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9일 오후 6시까지 추천위원들로부터 1차 후보 추천을 받았다.
여당인 민주당은 검찰 출신을 배제한 반면 야당은 검찰 출신으로만 후보들을 추천하면서 벌써부터 기 싸움을 벌이고 있어 최종 추천까지는 한동안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측 추천위원들은 판사 출신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에서 소추위원 대리인단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전종민 변호사 등 2명을 추천했다.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들은 201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사라지기 전 마지막 중수부장을 지내는 등 검찰의 특수수사 전성기를 이끈 인물로 유명한 김경수 전 대구고검장을 비롯해 검사장 출신인 강찬우·석동현 변호사와 ·손기호 변호사 등 검사 출신으로만 4명을 추천했다.
여야 정당 외에 추천권한을 가진 대한변호사협회는 판사출신인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을 비롯해 검사출신으로 5·18 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원장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이건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과 역시 검사출신인 한명관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등 3명을 추천했다.
추천위의 후보자들에 대한 자료 검토 및 검증은 13일 회의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날 회의는 향후 추천위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조속한 추천을 원하는 여당의 입장과 합법적인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야당의 입장이 맞서는 상황이어서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추천위는 몇차례 회의를 통해 최종후보 2명을 선정, 대통령에게 상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민주당 한 핵심 당직자는 10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11월 중 공수처장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이번 주 회의에서 끝장토론을 해서라도 결론을 내야 한다”면서 “만약 야당 측이 추천 과정에서 ‘시간 끌기’를 한다고 판단되면 공수처법 개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 잠정적으로 다음 주에 국회 법사위의 법안소위 일정을 잡아 둔 상태”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될 사람이 돼야 하는데 민주당이 왜 저렇게 성급한지 모르겠다”며 “검증을 해보고 동의할지 말지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지, 우격다짐으로 11월 안에 (청문회를) 한다는 것은 자기들이 추천한 사람을 눈 감고 동의하라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