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최종 후보로 판사출신인 김진욱(54·사법연수원 21기)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검사출신인 이건리(57·1사법연수원 6기)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이 지난 7월 15일 공수처법이 시행된 지 166일만에 추천됐다.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는 지난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6차 회의에서 야당 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와 한석훈 성균관대 교수가 퇴장한 가운데 의결 절차가 진행돼 개정 공수처법에 따라 나머지 추천위원 5명 전원의 찬성으로 의결정족수가 성립돼 이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추천위는 이날 회의에서 후보군 8명 전체를 대상으로 추천위원당 2표씩 행사하도록 한 1차 투표에서 김 선임연구관이 먼저 5표를 얻어 먼저 후보로 선출됐고, 이후 나머지 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2차 투표에서 이 부위원장에게 5표가 모두 몰렸고, 한때 후보 선정이 유력하다고 관측됐던 전 변호사는 결국 탈락했다.
이와 관련 추천위 핵심관계자는 29일 오전 CNB뉴스와의 통화에서 “줄곧 검찰 출신 선정에 반대해왔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차 표결에서는 자신이 추천한 전 변호사에게 투표했으나, 2차 표결 때 마음을 바꿔 이 부위원장에게 찬성표를 줬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전 변호사의 경우 김재형 대법관의 아내라는 점에서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야당 측 주장이 표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명 모두 당연직 위원인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추천한 인사로서 판사 출신인 김 선임연구관은 1998∼2010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했으며, 특히 1999년 조폐공사 파업 유도 사건 특검팀에 특별수사관으로 참여한 바 있다
그리고 검사장을 지낸 이 부위원장은 대검 공판송무부장을 끝으로 2013년 퇴직했으며, 5·18 민주화운동 특별조사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 가운데 1명을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될 것으로 보이며 이후
인사위원회 구성, 수사처 검사 임명 등 후속 작업을 거쳐 이르면 내달 중순께 공수처가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변협 이 회장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수사능력, 리더십과 책임감 등이 골고루 고려됐다”면서 “공수처를 잘 이끌 수 있느냐가 고려돼 검찰·비검찰 모두 추천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직 추천위원인 추 장관은 “여러 이유로 늦었지만, 늦게나마 훌륭한 두 분의 후보를 추천할 수 있게 돼 다행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나 야당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어서 논란이 될 전망이며, 특히 국민의힘은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한 공수처법 개정안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며 추천위의 후보 의결에 대한 행정소송과 가처분 및 위헌법률심사 제청 등 법적 대응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어 정상적인 출범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절차적 흠결로 인해 후보 선정은 무효”라며 “김진욱 연구관은 명색이 수사기관의 수장 후보로서 수사 경험이 일천하다. 그리고 구색을 맞추려 검찰 출신 이 부위원장으로 후보를 교체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현직 차관급 인사를 후보로 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여당 후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CNB=심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