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여권 내 기본소득 논쟁과 관련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언행을 작심하고 비판하고 나서 그 배경과 의도가 주목되고 있다.
임 전 실장은 8일 자신의 SNS에 “이재명 경기지사가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지적에 많이 화를 냈다. ‘알래스카 외에는 (기본소득제도를)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이 대표의) 표현이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닌데 말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표는 이 지사가 주장하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해 “알래스카 빼고는 하는 곳이 없다”고 비판했고, 이에 이 지사는 “다른 나라가 안 하는데 우리가 감히 할 수 있겠냐는 사대적 열패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날선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임 전 실장은 “이 지사가 중장기 목표로 제시하는 월 50만원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약 317조의 예산이 소요된다”며 “월 50만원이 생계비에 터무니없이 부족한데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증세가 필요하다. 스위스에서 지난 2016년 기본소득 지급안을 국민투표에 부쳤다가 부결된 이유를 쉽게 짐작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전 실장은 “여전히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가 지금 우리 현실에서 공정하고 정의롭냐는 문제의식을 떨칠 수가 없다”면서 “이 지사 표현대로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 논쟁’을 기대해본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임 전 실장이 여권의 대표적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는 이 대표와 이 지사의 ‘기본소득 논쟁’에 참전한 것과 관련, 여의도 정가에서는 대권 레이스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재 차기 대권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를 공격하는 ‘이재명 때리기’를 통해 대권 레이스에 가세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최근 한 라디오 출연해 이 지사가 지지율 선두를 독주하는 것과 관련해 “아직 모른다. 586세대가 아마 꽤 여럿이 대선 레이스에 등장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유 전 총장은 “(586은) 매일 참모만 하다가 한 번도 제대로 자기 정치를 해보지 못했다”면서 “양강 구도(이재명-이낙연)일 때는 틈이 없었지만, 1강으로 비슷하게 간다면 몇 사람이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유 전 총장이 지목한 ‘586 세대 몇 사람’으로는 임 전 실장을 비롯해 이광재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의 경우, 80년대 전대협 의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학생운동권을 지칭하는 ‘586’세대의 대표적 주자로 꼽힌다.
(CNB=심원섭 기자)